23일부터 글로벌 베타테스트
[시사저널e=박금재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신작 ‘롬‘으로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린다. 글로벌 10개국에서 한꺼번에 출시하는 글로벌 원빌드 전략으로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는 과금 위주 패키지 상품을 배제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다. ‘리니지 라이크‘로 불리는 양산형 다중접속역할분담게임(MMORPG)들이 과금 중심이라며 큰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내민 카드다.
19일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롬‘은 오는 23일부터 3일 동안 글로벌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베타 테스트 성적은 정식 출시 후 실제 유저 수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롬‘은 레드랩게임즈가 개발과 운영을 맡고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마케팅 및 플랫폼을 지원한다. 유저 아이템 가치를 하락시키는 패키지 상품을 배제하고 핵심 소환 상품을 게임 재화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신작은 카카오게임즈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글로벌 원빌드 게임이다. 과거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글로벌 원빌드로 선보인 바 있다. 업계는 카카오게임즈도 ‘롬‘을 글로벌 원빌드로서 안정적으로 운영한다면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내수용 게임사'라는 꼬리표가 붙어왔다. 카카오게임즈의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6%로 집계됐는데 이는 경쟁사 넥슨(37%), 넷마블(85%), 엔씨(25%), 크래프톤(93%) 등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은 카카오게임 전체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2023년 매출을 전년 대비 약 9% 감소한 1조442억원, 영업이익은 54.9% 하락한 792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롬‘은 카카오게임즈 실적 회복의 중요한 키를 쥐게 됐다.
카카오게임즈는 ‘롬‘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개발사인 레드랩게임즈에 50억원을 투자해 11.11% 지분을 확보했다. ‘롬‘이 흥행에 성공할 경우 카카오게임즈가 추가 지분 투자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과거 ‘오딘‘이 크게 흥행했을 당시에도 카카오게임즈는 개발사인 라이온스튜디오의 지분을 두 차례 사들여 최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롬‘ 이외에도 ‘가디스오더‘, ‘프로젝트V‘등 다수 신작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이며 해외 수출 비중을 늘려갈 계획을 세웠다. ‘롬‘의 흥행 여부에 따라 향후 다른 신작의 성패 역시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MMORPG 시장이 포화 상태에 놓여 있어 ‘롬‘의 흥행을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사업모델 측면에서 약속한 바를 모두 지키는 모습을 보인다면 다른 글로벌 원빌드 게임에 비해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