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외환서비스 평생 무료 환전 선언
외화통장 하나로 17개 통화 24시간 실시간 환전 가능
토스뱅크, 인터넷은행 3사 중 비이자이익 나홀로 마이너스
“해외송금·증권계좌연계 등 사업 확장 예정···비이자수익 발생 기대”

김승환 토스뱅크 프로덕트 오너 (Product Owner)가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생 무료 환전을 선언하며 외환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사진=토스뱅크
김승환 토스뱅크 프로덕트 오너 (Product Owner)가 1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생 무료 환전을 선언하며 외환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사진=토스뱅크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토스뱅크가 국내 금융사 최초로 살 때도 팔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외환서비스를 출시했다. 환전 수수료 무료 정책을 통해 고객의 외화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관련 사업을 확장해 비이자수익 기틀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 토스뱅크, 외환 수수료 평생 무료 선언···“불투명한 환전 수수료 문제 해결”

토스뱅크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환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세상의 돈을 자유롭게, 살 때도 팔 때도 평생 무료 환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이날 출시된 외환 서비스는 외화통장 하나로 전 세계 17개 통화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토스뱅크는 국내 금융사가 선보였던 기존 외환 서비스의 근본적인 문제가 불투명한 환전 수수료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는 “그간 고객들은 환전 수수료 우대를 적용받기 위해 통화별, 금액별(공항, 은행 창구 등), 거래 실적별 등 은행의 복잡하고 어려운 환전 우대 수수료 정책을 비교해야 했다”며 “고객 입장에서는 비교를 하더라도 얼마만큼의 환전 수수료를 지불했는지 정확하게 알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수료 때문에 고객은 외환 서비스가 어렵고 멀게 느껴지고 불투명한 환전 수수료가 외환 서비스의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토스뱅크는 누구나, 아무런 조건 없이 100% 우대 환율을 실현했다. 고객에게 평생 무료 환전을 제공함으로써 외환시장의 가장 큰 문제인 불투명한 환전 수수료 문제를 해결한다면 고객의 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과 동시에 외환시장의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토스뱅크의 시각이다.

김 PO는 “토스가 송금 수수료 무료 선언을 통해 돈의 이동을 자유롭게 했듯 토스뱅크도 환전 수수료 무료를 통해 원화와 외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며 “타 기업에서 프로모션 형태로 운영하는 각종 정책은 토스뱅크에서 전혀 고민할 필요 없는 고객 경험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스뱅크가 출시한 상품은 ‘토스뱅크 외화통장’ 하나다. 하지만 기존 토스뱅크 통장(수시입출금), 토스뱅크 체크카드와 유기적 결합을 통해 ‘외환 서비스’로 거듭난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기존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그대로 활용한다. 기존 토스뱅크 고객은 해외에서의 결제와 출금을 이전에 이용하던 체크카드를 통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ATM 입출금은 물론 결제가 모두 가능하며 해외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도 모두 무료다.

여기에 자동환전 기능을 더했다. 앱 내에서 ‘부족한 돈 자동환전’ 기능을 켜두면 외화통장에 잔액이 부족한 상황에서 결제 및 출금할 경우 원화 통장에서 실시간으로 환전을 대신 해준다. 이때도 환전 수수료는 무료다.

◇ 토스뱅크, 비이자이익 적자 지속···역마진 우려에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 강조

토스뱅크가 평생 환전 수수료 무료 정책을 내걸자 일각에서는 역마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여타 은행들이 모두 환전 수수료를 받는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 무료 정책을 선언한다는 건 사실상 비이자수익의 상당 부분을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중 비이자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곳은 토스뱅크가 유일하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카카오뱅크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6% 증가한 3483억원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도 1년 새 406.5% 급증한 233억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뒀다. 반면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93억원의 비이자손실이 발생했다.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비이자 부문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역마진이 발생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외화 서비스는 수수료뿐만 아니라 스프레드, 외화 운용 등 방대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며 “환전 수수료 무료는 양의 방향의 비즈니스를 키워서 이익을 확보해 역마진이 아니라 오히려 비이자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출시한 외화통장을 기반으로 해외송금, 증권연계계좌, 법인 해외대금 결제 등 비이자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으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며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기업간거래(B2B) 운영 등 여러 가지 사업모델을 통해 이익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업체들 대비 굉장히 늦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후발주자로서 (외환 서비스의) 문제를 가장 깔끔하고 단순하게 풀어낼 수 있다면 양적성장이 가능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지속 가능한 외화 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