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 맞아 이동 시간 내 차량 공간 개인화 변화
현대차, 차량 내에서 집 가전기기 제어···반대로 집에서 차량 원격 조작도
LG전자, CES에서 미래모빌리티 ‘알파블’ 공개···영화관·레스토랑·휴식 모드 등 제공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전기자동차,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갈수록 자동차와 가전 사이에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시대에는 운전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동하는 시간 동안 차량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의 중요성이 올라갈 전망이다.

이에 최근 전세계 완성차 업계에선 차량 내에서 음악 재생은 물론 각종 영상물 감상, 게임, 화상 회의까지 가능한 ‘움직이는 개인공간’으로 변화에 나서고 있다. 또한 자동차 내에서 집안 내 가전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자동차와 가전의 융복합이 이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서비스에 삼성 전자 IoT(사물인터넷)을 연동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현대차·기아 고객은 차 안에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화면 터치 또는 음성 명령으로 집안 내 다양한 전자 기기들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AI 스피커, TV,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한 차량 원격 제어도 가능해진다.

/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에 적용된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예상도. / 사진=현대차그룹

예를 들어 무더운 여름철 퇴근 길에 ‘귀가모드’를 실행해 등록된 에어컨과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고, 조명을 밝혀 집에 도착하기 전에 쾌적한 상태로 만들어 놓을 수 있다. 또 차량에 탑승하기 전에 ‘외출모드’를 설정하면 차량 상태를 미리 확인하고 이에 맞춰 차량 실내 온도를 조절해 적정 온도에 차량에 탑승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직접 화면 터치나 음성 명령 외에도 차량이 집 위치와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기능이 실행되는 등 위치 기반 자동 실행도 구현할 예정이다.

현대차 뿐 아니라, BMW도 자동차와 가전 융복합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BMW는 앞서 지난해 출시한 ‘7시리즈’ 전 모델에 뒷좌석 BMW 시어터 스크린을 탑재했다. 이는 32:9 비율의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넷플릭스나 OTT 등 영상 플랫폼을 내장해 별도 기기 없이 직접 구동 가능하며 최대 8K 해상도를 지원한다. 또 HDMI 연결을 통해 외부기기 콘텐츠 재생도 가능해 움직이는 회의실로 활용할 수 있다.

7시리즈에 적용된 시어터 스크린 모습. / 사진=박성수 기자

◇ 올해 CES서도 각종 신기술 공개

올해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도 차량과 가전 경계를 허무는 신기술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미래 모빌리티 ‘알파블’을 선보였다. 알파블은 알파(α)와 ‘할 수 있다’는 의미의 ‘에이블(able)’의 합성어다. 즉, 차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LG전자가 CES 2024에서 공개한 미래모빌리티 '알파블' 모습. / 사진=LG전자
LG전자가 CES 2024에서 공개한 미래모빌리티 '알파블' 모습. / 사진=LG전자

알파블은 차량 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음식을 먹거나 커피,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레스토랑 개념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는 영화관이나 게임방으로 변화도 가능하다.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벽면에 비추면 나만의 자동차 극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차량 내 탑승객이 선호하는 환경으로 온도와 습도, 조도 등을 맞추고 테라피 모드를 통해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차량용 투명 안테나 유리를 개발해 전기차와 자율주행의 확대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통신 용량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BMW는 이번 CES에서 웨어러블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선보인다. 기술 스타트업 엑스리얼(XREAL)과의 연구 협력을 통해 개발했으며, AR을 통해 각종 주행 정보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BMW는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9를 소개한다. 해당 시스템 탑재 차량은 음악, 뉴스, 게임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서드파티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더 많아질 것이며, 탑승객들은 향후 별도의 컨트롤러를 사용해 차량 내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협력해 테슬라의 전기차, 태양광 패널, 가정용 배터리 ‘파워월(Powerwall)’ 등과 스마트싱스를 연동해 앱 상에서 전력량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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