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전기차·최신 음성비서 기능 등 선보일 예정
GM·포드·스텔란티스 불참···2월 모터쇼에 만전

메르세데스-벤츠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공개할 MBUX 가상 비서 시스템.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메르세데스-벤츠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공개할 MBUX 가상 비서 시스템.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에서 진행되는 ‘국제전자박람회(CES) 2024’에 참석해 신기술을 알릴 계획이다. 해당 업체들은 이번 행사에서 최대 규모의 부스를 꾸린 현대자동차그룹에 비해 작은 규모로 전시를 기획했지만, 북미시장 공략 의지를 실속있게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혼다 등은 CES 2024에서 전기차(EV)나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에 관한 신기술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에 미국법인(Mercedes-benz USA) 명의로 참가하는 벤츠는 행사장에서 최신 음성인식 기술 ‘MBUX 가상 비서(Virtual Assistant)’를 공개할 계획이다. 자체 개발한 차량 운영체제(OS)에 삽입되는 기술인 MBUX 가상비서는 여러 지능형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음성명령 기능을 크래시패드 패널로 시각화해 보여주는 등 특징을 갖췄다.

벤츠는 이와 함께 북미에서 처음 CLA 클래스 콘셉트를 보여줄 예정이다. 쿠페형 세단 형태를 갖춘 CLA 클래스 콘셉트는 벤츠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MMA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벤츠는 이를 통해 향후 출시할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4종에 대한 힌트를 전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벤츠는 고급 험로주행가능(오프로더) SUV인 G클래스의 전기 시제품(프로토타입)도 이번 행사를 통해 북미에서 최초 공개할 계획이다.

BMW는 거대한 브랜드 공간을 마련했지만 다수 콘텐츠를 전시하기보다 신기술을 탑재한 차량을 시연하는 장소로 운영할 예정이다. 프랑스 부품업체 발레오, 독일 통신사 도이치텔레콤 3사가 함께 개발한 원격제어 주차조종 기술을 북미에 선보여 첨단주행보조사양(ADAS) 기술력을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발레오 부스 방문자는 차량 운전석을 본딴 시뮬레이터에 앉아 BMW 부스에 대기 중인 iX를 원격 조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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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와 발레오, 도이치텔레콤 3사가 함께 개발한 원격주차 보조기술을 시험주행장에서 시연하고 있다. / 사진=발레오

◇벤츠, 차세대 전기 콘셉트카···BMW, 원격주차 시연

폭스바겐은 브랜드 첫 전기 세단 ID.7과 지능형 음성비서 기능 ‘IDA 음성 어시스턴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폭스바겐이 지난 8월 유럽에서 사전 판매 개시한 ID.7은 유럽(WLTP) 기준 최장 621㎞를 달릴 수 있고 각종 첨단 사양을 탑재한 브랜드 최상위 전기차 모델이다. ID.7에 탑재된 IDA는 더욱 자연스러워진 음성 소통 수준을 갖추고 다양한 차량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을 보인다.

이밖에 혼다는 CES 2024에서 신규 전기차 라인업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이와 함께 브랜드 전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개발해온 각종 핵심 기술을 공개할 계획이다. 사람이 탑승가능하고, 여행가방보다 20% 가량 작은 용량의 소형 접이식 휴대용 전기 이동 장치 모토콤팩토(Motocompacto)를 대표 성과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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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의 CES 2024 참가 티저 이미지. 신규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이번 행사장에서 공개할 계획이다. / 사진=혼다

4개사가 CES 현장에서 공개할 콘텐츠는 크게 전기차, 인포테인먼트 두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최근 고물가, 현지 업체 수익성 악화 등 요인 때문에 주춤했지만 ‘전기차가 대세’라는 관점에 따라 제조사 간 신차 출시 경쟁도 이어지는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22년 중국(440만대), 유럽연합(EU, 110만대)에 이어 가장 큰 전기차 시장(80만대)으로서 제조사들의 관심과 투자가 몰리는 전략적 요충지다.

또한 인포테인먼트는 갈수록 제조사별 전기차의 주행성능이 상향 평준화하고, 디자인도 기능을 따라 획일화하는 과정에서 차량 차별화 요소로 각광받는 분야다. CES 2024에서 인포테인먼트 신기술을 뽐내는 업체들은 주로 음성제어 기술을 개선해 고객과 더욱 원활히 상호작용하는 전기차를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혼다가 CES 2024에 출품해 최고의 혁신상을 받은 초소형 개인 이동수단 모토콤팩토. / 사진=삼정KPMG 경제연구원
혼다가 CES 2024에 출품해 최고의 혁신상을 받은 초소형 개인 이동수단 모토콤팩토. / 사진=삼정KPMG 경제연구원

◇모빌리티쇼 같은 CES···‘개인화한 차량경험’에 방점

CES는 수년전부터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첨단 제품으로 각광받는 전기차와, 이를 비롯한 모빌리티를 주요 테마로 꼽고 완성차 업체의 참가를 유인하고 있다. 실제 CES 주최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매년 참가업체 중 소수 기업에만 수여하는 ‘최고의 혁신상’(Best of Innovation)의 올해 수상작 27개중 모빌리티 분야 출품작으로 혼다 ‘모토콤팩토’, AUO 코퍼레이션 ‘상호작용 투명창’ 2개가 꼽혔다.

완성차 업체들은 CES를 통해 전기차의 이동수단으로서 상품성 뿐 아니라 내장돼 있는 다양한 첨단 편의사양과 이에 적용된 기술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모터쇼처럼 차량과 이를 구성하는 여러 신기술을 함께 콘텐츠로 마련하고, ‘짜릿한 주행감’에서 더욱 확장된 범위의 고객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벤츠는 “개인의 요구에 완벽하게 맞춰진 개성의 확장으로서의 차량은 차량 자체뿐 아니라, 초개인화하고 직관적인 고객 경험을 향한 흥미로운 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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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의 CES 2024 참가 티저 이미지. / 사진=현대차그룹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모빌리티 분야 신사업을 가장 폭넓게 추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번 행사에 대규모로 참가해 지난 1년간의 성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슈퍼널, 제로원 등 국내외 계열사들이 축구장 1개(6437㎡)에 맞먹는 규모의 전시공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각 사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상용 모빌리티 신기술, 첨단항공 모빌리티(AAM), 스타트업 협력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소개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CES 2022에 이어 2년만에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과 달리 기조연설을 하지 않지만 공식 일정으로서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고 글로벌 업체들에 신사업 협력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CES 2024에서 접할 수 있는 모빌리티 분야 트렌드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비티 기반 개인형 이동수단 등이 주목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M·포드 등 현지 업체 불참···2월 시카고 오토쇼 준비중

한편 행사 성격상, 자동차 외 분야에서 꺼낼만한 신기술을 내세울 타이밍을 재는 중인 완성차 업체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테슬라 등 현지 업체 뿐 아니라 토요타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행사에 불참했다. 이들 중 일부는 내달 중순 미국 일리노이주(洲) 시카고에서 열리는 모터쇼 ‘2024 시카고 국제 오토쇼’ 참가를 앞두고 만전을 기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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