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독감약 ‘페라미플루’, 수급 불안정 신고···독감 확산세 작년 12월 절정 원인 
GC녹십자 “연초 수급 정상화” 전망···업계는 페라미플루 생산 확대 추정  
JW생과·종근당, 생산 확대 검토 밝혀···최근 환자 증가세 주춤은 변수 작용할 듯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12월에 이어 연초부터 일부 독감 주사 치료제 품절이 이어지는 상태로 파악된다. 해당 제약사들은 생산 확대와 품절 종료를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독감 주사 치료제 수급 불안정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관리종합정보포털 사이트로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검색하면 이날 오후 현재 GC녹십자의 독감 주사 치료제 ‘페라미플루’가 검색된다. 심평원 관계자는 “수급 불안정 의약품은 보건복지부나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또는 병원이나 약국 등 요양기관 신고로 등록된다”며 “페라미플루 2종 품목은 신고채널로 접수돼 등록된 약제”라고 확인했다.   

이처럼 지난달부터 독감 주사 치료제 품절이 이어지고 있는 원인은 2023년 한햇동안 꾸준히 진행된 독감 확산세가 12월 절정을 기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독감 주사 치료제는 국내에서 페라미플루 등 3개 품목 비중이 높은 상태”라며 “생산량은 사실상 고정돼 있는데 환자 수가 늘어나 일부 품목에서 품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고로 독감 치료제는 먹는 약 ‘오셀타미비르’ 제제와 주사제 ‘페라미비르’ 제제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일부 먹는 독감 치료제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품절 사태로 인해 독감 주사 치료제를 생산하는 국내 3개 제약사는 연초부터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GC녹십자가 생산, 판매하는 페라미플루는 국내 시장 매출 1위 품목이다. 페라미플루의 수급 불안정은 지난해 11월 경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12월 중순 신고된 페라미플루가 수급 불안정 의약품으로 등록됐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GC녹십자도 최근 페라미플루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원인을 최근 폭증한 독감 환자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독감 주사 치료제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추진하고 있다”며 “올 초부터는 수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GC녹십자가 페라미플루 생산 증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정부가 직접 페라미플루 수급 관리에 나섰기 때문에 녹십자가 입장 표명을 최소화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생산물량을 늘리는 방안 밖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JW중외제약의 경우 관계사인 JW생명과학이 제조하는 독감 주사 치료제 ‘플루엔페라’를 공급하고 있다. JW생명과학은 지난해 12월 플루엔페라 생산을 일시 중단했는데 회사측은 코로나19와 독감이 겹치며 예정된 물량이 빠르게 소진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JW생명과학 관계자는 “수입 원료를 사용하는 플루엔페라가 원료를 받는데 3달 가량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JW생명과학은 향후 플루엔페라 생산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독감 시즌인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기간을 기준으로 이번 시즌 판매 목표를 20만백으로 설정했다. 지난해는 3개월 동안 10만백을 생산, 유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이달 5만백 판매 예정이며 오는 2월과 3월 두 달 동안 5만백을 원료 입고에 맞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종근당도 지난 2021년 8월 시장에 내놓은 ‘페라원스프리믹스’를 판매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중단 없이 제조를 지속해온 상태라고 밝혔다. 매달 생산량은 일부 차이가 있지만 꾸준하게 진행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복지부로부터 항바이러스제 재고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며 “향후 생산 확대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다. 

가장 최근 통계인 지난달 30일 공개된 독감 환자 수가 하향세로 파악되고 있어 향후 추이에 따라 독감 주사 치료제 품절 현상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2023년 12월 17~23일(51주) 외래환자 1000명 당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는 43.3명이다. 직전 주 54.1명에 비해 20.0% 감소한 수치다. 의사환자 수는 지난해 49주(12월 3~9일) 61.3명으로 치솟은 뒤 50주와 51주 연속 떨어졌다.  

결국 GC녹십자와 JW생명과확, 종근당 등 독감 주사 치료제를 제조하는 국내 3개 제약사가 직간접적으로 생산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독감 환자 증가가 다소 주춤한 것이 독감약 수급 불안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이제는 관련 시스템이 발달돼 어느 의약품 수급이 불안정한지 국민들도 인터넷으로 확인이 가능하게 됐다”며 “제약사들은 자사 의약품 수급을 수시로 체크해 순발력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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