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 올해 하반기 HL161 중증근무력증 임상 3상 탑라인 결과 예상
에이프릴바이오, 3분기 APB-A1 임상 2상 진입 예정 "적응증은 갑상선 안병증"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올해 국내기업의 신약이 암과 더불어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자가면역질환에서 영향력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국내 기업이 임상 3상 탑라인 결과 발표와 임상 2상 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희귀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 'HL161'와 관련해 상·하반기에 모두 임상 데이터를 받아들 전망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오는 3분기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APB-A1'의 임상 2상에 진입한다.
자가면역질환은 세균, 바이러스 등 외부 침입자로부터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자가면역은 인체의 모든 장기와 조직에 나타날 수 있으며, 면역세포가 신체의 어느 부위를 공격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증상과 질병이 나타난다. 전신의 모든 세포가 공격 대상이 되면 루프스, 갑상선에 나타나면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이 되는 것이다. 총 100여의 질병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면역질환 시장 규모는 급증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세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이 2025년 약 2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이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약물인 ‘휴미라’는 연매출이 20조 원에 달한다. 자가면역질환은 특성상 적응증 확장범위가 크다는 장점도 있다. 휴미라 역시 류마티스 관절염, 크론병, 척수관절염 등 다양한 적응증을 보유 중이다.
국내 기업 역시 자가면역질환 시장을 공략 중이다. 특히 한올바이오파마, 에이프릴바이오 등의 임상이 진행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국내 기업의 자가면역질환 신약도 영향력을 키울 것이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중증근무력증 임상 3상 탑라인 결과 하반기 예상
먼저 올해 한올바이오파마는 대표 파이프라인이자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HL161’(성분명 바토클리맙)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할 전망이다. 상반기에는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radiculoneuropathy, CIDP)을 적응증으로 하는 HL161의 확증임상시험 초기 데이터가 나온다. 하반기엔 중증근무력증(MG) 적응증 임상 3상의 탑라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HL161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는 병원성 자가항체의 세포 내 분해를 촉진해 병의 증세를 완화하는 FcRn 억제제(Anti-FcRn) 신약후보물질이다. 자가면역질환은 항체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질환인데, HL161은 이렇게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는 체내의 병원성 자가항체(IgG)를 감소시켜 질환을 치료한다. HL161 항체가 혈액 내 IgG의 반감기를 늘려주는 FcRn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체내의 병원성 IgG를 빠르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적응증도 다양하다. HL161은 중증근무력증(MG)·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CIDP)·갑상선 안병증(TED)·그레이브스병(GD)·온난항체 용혈성빈혈(WAIHA)·시신경 척수염(NMOSD)·혈소판 감소증(ITP) 등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한올바이오파마가 2017년 로이반트와 맺은 HL161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로이반트의 자회사인 이뮤노반트(Immunovant)를 통해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HL161이 후기 임상 단계에 접어든 만큼, 상용화에도 기대가 쏠린다. 한올바이오파마의 글로벌 파트너사 이뮤노반트는 MG를 적응증으로 임상 3상, 그레이브스병 임상 2상 등을 진행하고 있다. TED를 적응증으로 북미, 유럽 임상 3상 투약도 개시됐다. 로이반트는 HL161 기술도입 후, 해당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가속화를 위해 자가면역질환개발 전문 회사인 이뮤노반트를 설립한 바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부터 HL161의 판매가 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중국 파트너사 하버바이오메드가 HL161의 중증근무력증에 대한 중국 인허가를 지난해 6월 허가 신청하면서다. 그러나 하버바이오메드의 인허가 재제출 계획에 따라 상업화 시기는 당초 전망보다 조금 늦춰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하버바이오메드가 관련 데이터를 보충해 올 상반기 중에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를 다시 제출할 전망”이라며 “정확한 상황은 모르나, 중국에서 HL161 임상을 진행하던 중 타사의 Anti-FcRn 기전 치료제가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았다는 점이 재제출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일 기전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타사가 백데이터까지 제출함에 따라 하버바이오메드측도 관련 데이터를 보충해 제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데이터를 재제출함에 따라 상업화까지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에이프릴바이오,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3분기 임상 2상 진입
에이프릴바이오는 오는 3분기에 ‘APB-A1’의 임상 2상에 들어간다. 에이프릴바이오의 APB-A1는 CD40L과 CD40 경로를 억제해 면역반응을 약화시키는 기전이다. 병원균에 대한 면역반응은 기본적으로 B세포의 활성화와 분화과정이다. CD40과 CD40L은 상호작용하며 B세포의 생존, 증식, 분화를 촉진하기 때문에 해당 경로를 억제하는 것이다.
에이프릴바이오의 APB-A1은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과 2021년 약 5634억 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임상 1상을 진행했으며, 올해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오는 3분기에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적응증은 갑상선 안병증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타사 파이프라인과 작용기전이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