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억 달러 규모 정신·신경계 질환 치료제 기업 '카루나 테라퓨틱스' 인수 나흘만
"BMS, 새로운 치료제 분야 M&A에 적극적···방사성 의약품 경쟁 뜨겁다는 신호"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가 암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RPT) 기업 레이지바이오사(RayzeBio)를 인수하며 방사성의약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BMS는 레이지바이오를 주당 현금 62.5달러(약 8만원), 총 지분가치 41억달러(약 5조3086억원)에 인수하는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위장관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 소세포 폐암, 간세포 암종 등 고형 종양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는 종양세포와 결합한 후 표적화 방사선을 전달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레이지바이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소재한 임상단계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 전문기업이다. 특히 레이지바이오는 악티늄(actinium·방사성 동위원소) 기반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 분야의 약물을 개발 중이다. 알파 입자인 악티늄은 베타 입자 기반 방사성 의약품에 비해 에너지가 높아 종양 살상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는 특히 고형암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채워줄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레이즈바이오의 주요 파이프라인 역시 고형암이 주 타깃이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RYZ101’는 위장관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GEP-NET)과 광범위 소세포 폐암(ES-SCLC)에서 과발현되는 단백질인 소마토스타틴 수용체 2(SSTR2)를 표적으로 한다.
RYZ101은 앞서 루테튬-177 기반 소마토스타틴 치료제를 투여한 전력이 있는 SSRT 양성 위장관·췌장 신경내분비 종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피험자를 충원 중이다. 관련한 예비 데이터는 2025년에 나올 예정이다. RYZ101은 소세포폐암에 대한 임상 1상 시험도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레이지바이오는 내년 상반기 중에 미국 인디애나주에 자체 제조시설을 마무리 짓고,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의약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미 증권가는 레이지바이오의 자체 제조 역량 역시 BMS가 레이즈바이오를 인수한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글로벌 제약 전문지 피어스 파마는 BMS의 레이지바이오 인수건에 대해 “최근 몇 달 동안 방사성 의약품 경쟁이 얼마나 뜨거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방사성 의약품은 올해 가장 주목받는 M&A 분야 중 하나”라며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이번달 초 방사성 의약품 분야의 벤처캐피탈 거래가 2017년 대비 550% 성장한 4억8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BMS가 새로운 치료 분야에 대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BMS는 앞서 지난 22일에도 미국 정신‧신경계 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를 약 14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피어스 파마는 “BMS의 레이즈바이오 인수는 카루나 테라퓨틱스를 인수한지 불과 나흘 만에 이뤄진 것”이라며 “BMS의 M&A 팀은 축제 분위기에서 쉴 틈이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보오너 BMS 회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차별화되고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을 확보함으로써 항암제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것”이라며 “레이지바이오의 전임상 및 임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개발 진행을 가속화시켜 혁신적인 방사성 의약품 플랫폼이 구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