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원 적자’가 만든 유례없는 초과이익성과급(OPI) 0%
반도체 부문 상징성 때문에 ‘주목’···일각선 사기진작 위한 위로 및 격려금 지급 예상도

삼성 서초사옥. / 사진=연합뉴스
삼성 서초사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의 성과급은 직원들은 물론 재계, 나아가 일반 국민들에게도 관심사가 돼 왔는데요. 올해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성과급을 받지 못한다는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및 관련 계열사에서 성과급 0%가 나온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왜 이렇게 떠들썩한 걸까요?

이번 주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 0%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또 이토록 관심을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짚어보려 합니다.

◆ 왜 0%인가

이를 알기 위해선 우선 삼성전자의 성과급 체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성과급은 크게 초과이익성과급(OPI)와 목표달성장려금(TAI)로 구성됩니다. 각 성과급의 성격은 한글 명칭 그대로 이해하시면 편한데요. 이번에 삼성전자 DS부문 0% 성과급이라는 것은 정확히 말하면 이 중 OPI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다들 아시다시피 글로벌 공급망 문제 및 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최악의 적자에 시달렸죠. 올해 DS부문에서만 13조원 적자가 예상되니 ‘초과이익’에 대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OPI가 0에 수렴할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그에 따르면 0%의 OPI가 책정되게 된 것이죠.

이 때문에 내부에선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고도 하는데, 오히려 이 같은 체계를 모르는 외부에서 더 떠들썩한 모습입니다.

◆그러면 왜 이슈인가

이처럼 올 한 해 업황을 생각하면 특별한 일도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뒷말이 많은 이유는 우선 DS부문이 0%가 나온 것 자체가 상당히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이클을 타는 업황 특성 상 반도체 부문 성과급은 원래 그 해 시장 상황을 반영했습니다. 가전, 모바일 부문도 마찬가지였죠. 그런데 20~30%대도 아닌 0%라는 숫자가 주는 상징성이 있는 것이죠. 특히 DS부문은 삼성전자 내에서도 부러움을 살 정도로 높은 성과급을 받아왔기에 더 부각되는 상황으로 해석됩니다.

◆ 향후 전망은

삼성전자의 경우 연봉에서 OPI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직원들로선 이른바 어느정도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옵니다. 반도체 인력 유출은 단순히 기업이슈를 넘어 국가경쟁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재를 지키기 위한 회사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OPI 산식을 바꿔가며 억지로 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2021년에도 그랬듯 사기 진작 차원에서 특별 격려금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나옵니다. 성과급은 성과에 따라 주는 것이지만 격려 및 위로금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 주는 것이니까요.

또 내년부턴 반도체 부문이 흑자 전환하고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하니 2024년 이맘 때엔 올해와 다른 성과급 뉴스가 나오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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