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디지털 조직신설·수장교체···내년 '가속패달'
DGB금융, 총책임자 연임···시중은행 전환 '올인'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사옥 전경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BNK·DGB금융지주가 미래 ‘생존’을 결정할 디지털 사업 관련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였다. BNK금융은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새 조직을 만들고 디지털 사업 총책임자를 교체했다. 반면 DGB금융은 시중은행 전환을 계속 밀어붙이기 위해 이번 인사에서 ‘안정’을 추구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최근 연말 인사를 통해 디지털 기반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미래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이 부문 산하에는 미래혁신부와 지역특화사업팀, 디지털기획부, IT기획부 등이 있다. 그룹 디지털 관련 신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인 셈이다. 

부문장으론 박성욱 전무를 선임했다. 박 전무는 올해 3월까지 지주에서 그룹리스크관리부문장 상무로 일하다가 임기 8개월을 남겨두고 중도 사임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해 그룹 디지털사업의 총책임자를 맡게 됐다. 박 전무는 지난 2019년 빈대인 BNK금융 회장이 부산은행장을 지낼 시기인 2019년 당시 퓨처랩(Future Lab) 장을 맡은 바 있다. 퓨처랩은 핀테크 육성 등 디지털 관련 신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였다. 이번에 빈 회장의 부름을 다시 한 번 받은 셈이다. 

BNK는 기존에 지주 디지털 사업을 책임지면서 부산은행 디지털금융본부장을 겸직했던 김진한 상무는 부산은행에만 집중하도록 했다. 김 상무는 지난 2021년 경남은행이 영입한 외부 전문가다. 삼성카드에서 미래전략실 신사업추진단 리더와 디지털 신사업 TF팀 총괄, 신사업팀 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BNK는 내년 디지털 사업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BNK금융은 최근 핀테크 기업과 협력 및 투자를 물색하고 있다. 최근 보험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는 해빗팩토리와 디지털 보험사 설립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부산·경남은행은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대환대출플랫폼에 대출 상품을 연계했다. 

DGB금융은 이번 인사에서 진영수 그룹디지털혁신총괄 상무에게 추가 임기를 부여하면서 ‘안정’을 택했다. DGB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것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간판을 바꿔 달면 DGB금융도 ‘전국구’ 금융지주로 탈바꿈한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의 핵심은 ‘디지털’이란 관측이 많다. 대구은행은 디지털 앱 아이엠(iM)뱅크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대구은행 앱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107만여 명을 기록했다. 1000만이 넘어가는 인터넷은행, 시중은행과는 격차가 크다. 지방은행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iM뱅크의 인지도 자체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전국구 은행으로 도약해 iM뱅크 이용자수를 크게 늘리겠단 복안이라는 해석이다. 

지방금융지주의 디지털화는 향후 생존을 좌우할 사업으로 꼽힌다. 금융의 디지털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인터넷은행의 공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지방은행 개인금융 고객들이 인터넷은행으로 갈아타는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구나 지방금융지주는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 영업망도 늘리는 것에 한계가 있다. 이에 개인금융 만큼은 디지털 앱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 확보에 성공해야 한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JB금융지주도 최근 자본시장에서 ‘JB모건’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핀테크 기업 투자에 나서는 등 디지털 사업에 집중한다”라며 “시중은행보다 지방은행이 디지털화를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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