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 단행
손님·현장 중심 영업 강화+데이터·AI 조직 확대 개편
하나은행, 성과 중심 인사 통해 세대 교체 및 조직 활력 강화

하나금융그룹 전경 /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그룹 전경 /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부회장직을 없애고 부문 임원체제를 도입한다. 유연하게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지주와 은행에 각각 상생금융 전담 조직을 신설해 금융취약계층을 지원할 계획이다. 임원 인사에서는 진정성 있는 금융의 사회적 역할 추진을 위해 현장 성과 중심의 승진을 단행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7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금융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신속한 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2024년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먼저 하나금융지주는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 체제를 폐지하고 부문 임원 조직 체제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기존 박성호·이은형·강성묵 3인 부회장제가 없어졌다. 부회장이 각 부문을 맡아 총괄했다면 앞으로는 '부문 임원'이 각자에게 맡은 부문을 담당하고 회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이은형, 강성묵 부회장은 부문 임원으로 기존에 맡던 부문을 총괄한다. 박성호 부회장은 이번에 부문 임원을 맡지 않게 됐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박성호·강성묵·이은형 부회장 중심 체제를 구축하고 지주사 조직 체제도 이들 3인 부회장 중심으로 전문성과 역할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이번 개편으로 각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부문장들을 통해 그룹의 실질적인 성과와 함께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은행 본부장이 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지주 내 승진 인사도 단행됐다. 고영렬 현 하나은행 글로벌사업본부장이 지주 미래성장전략부문 겸 그룹글로벌소속 부사장으로 신규 선임됐다. 김영훈 현 하나은행 자산관리그룹장 겸 투자상품본부장(부행장)이 지주 자산관리본부장(부사장)으로, 박종무 지주 그룹재무총괄(상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부회장 제도가 그룹 내부 인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제3의 후보군 양성 방안'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부회장제에 대해 "과거 특정 회장이 사실상 셀프연임을 하는 것보다는 훨씬 진일보된 형태"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부회장제가 폐쇄적으로 운영돼서 내부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정비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금융의 사회적 버팀목 역할을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그룹ESG부문' 산하에 '상생금융지원 전담팀'도 신설한다. 핵심계열사인 하나은행 역시 전행적인 상생금융 통합 전략 마련과 신속한 실행이 가능하도록 기업그룹 내 상생금융센터를 신설했다. 해당 센터는 자영업자·소상공인·금융취약계층 등을 위한 보다 신속하고 빈틈없는 상생금융 지원을 강화해 나가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손님 중심 가치 제고를 위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그룹 관계사 간에 범 그룹 차원의 협력을 추진하고자 '그룹손님가치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기존 사업부문(개인금융·자산관리·CIB)을 본부로 편입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관련 혁신 기술을 내재화하고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 '그룹디지털부문' 산하에 있는 '데이터본부'의 조직도 'AI데이터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이 외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명한 정보제공으로 그룹의 대내외 인지도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기존 'IR팀'을 'IR본부'로 격상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현장·손님 중심의 영업 조직 운영 효율화를 위해 '리테일그룹·손님지원본부'를 확대 개편했다. 또 기업·플랫폼 시장 등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업디지털지원부'를 '기업디지털본부'로 확대 개편하는 동시에 '플랫폼제휴마케팅부'를 신설했다. 이에 더해 자금시장본부 내 'FX플랫폼사업부'를 신설해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사업 범위 확대도 추진하는 등 본점 부서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했다.

아울러 성과 중심 인사를 통해 세대 교체와 조직의 활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26명의 은행 승진자 중 현장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이동열 대전세종영업본부 지역대표(본부장)가 충청영업그룹 대표(부행장)로, 이은배 중앙영업본부 지역대표가 본부장에서 부행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특히 나이, 직위와 관계없이 우수한 성과를 보인 70년대생 팀장급 직원을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발탁인사를 통해 능력 있는 젊은 리더를 전진 배치했다. 1972년생인 정은혜 디지털채널부 디지털채널운영팀장은 디지털채널본부장으로, 1975년생인 조범준 증권운용부 채권운용팀장은 자금시장그룹장 겸 자금시장본부장으로 각각 신규 위촉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통해 현장과 전문성, 손님 중심의 경영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직위 및 나이와 상관없이 성과 중심의 공정한 인사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은행의 성장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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