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통풍 치료제 '티굴릭소스타트' 글로벌 임상 3상 유럽 조건부 승인
"부가 자료 제출 조건, 임상 설계 변화 없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LG화학이 개발 중인 통풍치료제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글로벌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조건부 승인받았다. 회사는 2028년 상업화를 목표로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통풍 신약 후보물질 ‘티굴릭소스타트(LC350189)’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계획을 이탈리아 규제당국으로부터 조건부로 승인받았다. 규제당국이 요구하는 추가적인 서류를 제출한 후 본격적인 환자모집을 시작할 계획이다. 티굴릭소스타트는 1일 1회 알약 형태로 먹는(경구용) 신약후보물질이다. 통풍의 주요 원인인 요산을 생성하는 효소 잔틴 옥시다제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이탈리아 규제기관이 허가한 임상은 티굴릭소스타트에 대해 글로벌 2600여명 대상으로 진행하는 3상 임상시험이다. 임상시험 이름은 ‘EURELIA(유렐리아) 2’로 기존 통풍 치료제로 사용되는 ‘알로푸리놀’을 비교 약으로 설정해 티굴릭소스타트의 효과를 알아본다.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고통이 느껴진다는 통풍은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이다. 통풍은 체내에서 생성된 요산이 소변 등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쌓였을 때 발생하는 대사질환이다. 최근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나이대를 특정하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병하고 있다.

통풍을 치료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약물로는 요산 강하제인 ‘알로푸리놀(allopurinol)’과 ‘페북소스타트(febuxostat)’가 있다. 1차 치료제로 쓰이는 알로풀리놀은 1964년 허가 받았으나, 부작용이 많은 약물로 알려져 있다. 알로푸리놀의 부작용으론 피부 질환인 발진, 스티븐스-존스-증후군과 함께 골수억제 부작용, 신장독성, 간독성 등이 보고됐다. 페북소스타트는 안전성 우려로 미국에서는 1차 치료제에서 제외됐다. 부작용으로는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LG화학은 부작용 문제가 있는 기존 치료제들을 대체해 10조원에 달하는 통풍치료제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 지역에서 진행하는 티굴릭소스타트 글로벌 3상에 집중하고, 중국 시장은 기술이전을 통해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LG화학은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에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지역 개발과 상업화 독점 권리를 기술이전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달러(약 134억원)를 확보했다. 최대 계약규모는 9550만달러(약 1282억원)다. 연매출에 따라 로열티를 별도로 받는다.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는 티굴릭소스타트에 대한 중화권 상업화를 주도하게 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약 3조원 규모인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은 2025년에는 약 1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는 2015년 33만4705명에서 지난해 50만9699명으로 늘었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미 미국을 비롯한 10여개 국가에서 티굴릭소스타트 임상 3상을 진행해 왔다”며 “유럽 임상이 추가되면서 환자모집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건부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티굴릭소스타트에 대한 부가적 자료를 제출하는 것으로 임상시험 설계 변경은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