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OC 세부규정 발표···분리막 업체 정책적 환경 유리해져
"내년 초 북미 공장 증설 의사 결정 마무리"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전방수요 감소 등 불확실한 사업환경을 겪으며 북미 증설 일정을 미뤘던 분리막 제조업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해외우려기업(FEOC) 세부규정 발표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미국 재무부가 현지에서 분리막을 생산하면 첨단 제조생산 세액공제(AMPC)을 지급한다는 IRA 라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SKIET의 북미 진출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6일 SKIET 관계자는 “FEOC 세부규정 발표에 따른 일부 유리해진 정책적 환경을 포함해 다양한 검토를 거쳐 내년 초 북미 지역 공장 신설에 대한 의사결정을 마치고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FEOC 세부규정 발표로 소재 업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본격적인 북미 공장 진출 일정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SKIET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안으로 북미 진출을 결정짓겠다고 밝혔으나 지난 9월 타임라인을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미룬 바 있다. 전기차 성장세 감소에 따라 주요 완성차·배터리 업체가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가운데 전방 수요 감소로 배터리 소재 업체들 역시 북미 진출에 ‘신중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달 1일 미국 재무부가 FEOC 세부규정을 발표하면서 분리막을 포함한 전해액 업체들이 상당한 수혜를 볼 수 있게 됐다. 미국에 진출한 완성차·배터리 업체는 IRA로 제공받는 7500달러의 전기차 세액공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내년부터 중국 자본이 25% 이상 투입된 FEOC가 아닌 기업의 배터리 핵심 부품을 사용해야 한다. 내달부터 해당 규제가 시행돼 국내 분리막 업체들에 대한 완성차·배터리업체들의 주문이 쏠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배터리 셀과 모듈 생산 시에만 주던 AMPC 대상도 분리막과 전해액 등으로 확대됐다. 지난 14일 미국 재무부는 IRA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추가했다. 구체적인 AMPC 지급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를 통해 SKIET의 미 배터리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SKIET는 조만간 북미 공장이 들어설 부지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북미 신공장은 오는 2028년 양산을 목표 한다.
FEOC 세부규정 발표 전부터 중국산 분리막 규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미에 공장을 둔 완성차·배터리 업체는 국내 분리막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왔다. SKIET는 올해 6월 북미 및 글로벌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7년간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바로 다음 달에는 SK온의 북미 및 기타 지역 계약까지 체결했다.
북미 지역에서 중국 분리막이 사실상 퇴출되면서 SKIET의 고객사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분리막을 사용중인 GM 얼티엄 1공장도 당장은 LG화학-Toray JV(2.5억㎡)로 메인 조달처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조달처 변경으로) 얼티엄 1공장(40GWh)을 모두 커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이어 “따라서 추가적인 원단 공급사가 필요하다”며 “얼티엄 외에도 북미 진출을 계획 중인 다수의 배터리 제조사들은 국내 및 일본 분리막 업체들과의 협력이 필요해 SKIET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