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누적 매출 29억원···내년 2월 코스닥 상장 예정
TV·사이니지용 양산 준비 완료···AR·MR용 2025년 매출 예상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사피엔반도체가 마이크로LED용 구동칩(DDIC) 시장을 공략하며 내년 목표 매출액을 올해 대비 5배 이상 성장한 170억원 수준으로 잡았다. 내년 2월 코스닥 상장 이후 인력을 충원해 차세대 마이크로LED 시장을 조기 선점하겠단 계획이다. 사피엔반도체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9억원이다.
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합병상장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로LED가 언제 올라올 거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는데 그 시기를 내년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그도안 대부분 기술 투자에 집중했다면 최근 제조시설 구축을 마무리하고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양산이 본격화되면 가격이나 물량, 시설들이 상당히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 삼성전자, 구글, 메타 등이 관련 제품을 소비자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 적합한 DDIC를 준비해서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에 특화된 DDIC 제품을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DDIC는 액정디스플레이(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LED 등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수많은 픽셀을 구동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 칩이다. 사피엔반도체는 이중 마이크로LED DDIC 시장을 공략한다.
마이크로LED는 긴 수명에 높은 밝기, 명암비 등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다. TV 등 초대형 디스플레이는 물론, 스마트폰, 스마트워치를 넘어 증강현실(AR)·혼합현실(MR) 기기, 자율주행 차량용 투명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지만 낮은 수율이 시장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로 ED 시장은 올해 1900만달러(약 250억원) 수준에서 내년 초소형 웨어러블 기기 출시 등에 힘입어 5억4200만달러(약 7144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피엔반도체는 이미 상용화를 완료한 미니 LED 기반의 백라이트유닛(BLU)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한편 마이크로 LED 기반 TV·사이니지 등 대형 디스플레이와 초소형 디스플레이용 백플레인(디스플레이를 구동시키는 회로 소자가 포함된 뒷면)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 대표는 “TV와 사이니지 등 대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1, 2년 안에 검증을 완료하면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라며, “AR, MR용 초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도 개발 완성도가 상당히 올라와서 2025년 정도에 매출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피엔반도체는 현재 140건 이상의 글로벌 기술 지식재산권(IP)를 보유하고 있으며, 50여곳의 빅테크와 비밀유지협약(NDA)을 체결한 상태다. 회사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영국·대만·중국·일본 등 글로벌 메이저 디스플레이 업체와 주문자위탁생산(OEM)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서 DDIC를 설계하면 삼성전자, TSMC 등 파운드리 회사에 제조를 맡기고, 국내 테스트 및 어셈블리 하우스를 통해 검증한 뒤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초기 개발비 매출이 먼저 발생한 뒤 평균 2년 정도 후에 양산에 따른 제품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사피엔반도체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9억원가량으로 전년 동기(67억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회사는 2021년 진행했던 과제가 작년에 조기 반영되고, 올해 진행 중인 과제들에 대한 매출이 내년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초소형 웨어러블 시장이 본격화되는 2025년부터 AR/XR용 DDIC 제품의 매출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해 공급망 결속력 강화와 해외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라 “글로벌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당사가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피엔반도체는 기업인수목적회사인 하나머스트7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이달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2월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합병상장은 스팩 소멸 방식으로, 합병비율은 1대 0.1304648이다. 상장 후 회사의 예상 시가총액은 12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