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0, 내년 부분변경 모델 판매···E클래스·5시리즈 완전변경 판매 본격화
G80 디자인 변화 보다는 실내 및 상품성 개선 초점···E클래스·5시리즈, 내외관 완전히 탈바꿈
고급 세단 왕좌 대결 관심···G80 수성이냐 E클래스 탈환이냐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내년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 왕좌를 두고 제네시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가 다시 한번 맞붙는다. 특히 내년엔 3개 차종 신형 판매가 본격화되는 만큼, 고급 세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전날 G80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디자인을 공개했다. 출시 시기는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가 될 예정이다.
신형 G80은 3년 9개월 만에 나온 부분변경 모델이다. 앞서 출시한 3세대 G80이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은 만큼 신형에서도 디자인을 크게 바꾸진 않고 전반적으로 완성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전면부 크레스트 그릴은 이중 메쉬 구조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화려함을 강조했다. 제네시스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는 앞서 G90과 GV80 신형에 적용했던 ‘MLA’ 기술을 채용했다. MLA 기술은 초정밀 제조기술로 구현한 얇은 두께의 헤드램프로 작은 크기의 램프로도 헤드램프의 광량을 낼 수 있다.
후면부는 머플러를 숨기고 제네시스 크레스트 그릴 디자인에서 착안한 크롬 재질 V형상을 담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실내는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크리스탈 변속 다이얼 등을 통해 고급감을 높였다.
벤츠는 내년 1월 E클래스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으며 고급 세단 왕좌 탈환을 준비한다. E클래스는 8년 만에 나온 11세대 모델이다.
신형 벤츠는 전면부 그릴 가운데 커다란 ‘삼각별’ 로고를 배치하고 그릴 내부 디자인을 삼각별로 가득 채워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후면부 테일램프 그래픽 디자인에도 삼각별을 적용했다.
실내는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화를 꾀했으며, 차량 스스로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을 학습해 맞춤형 기능을 추천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루틴’ 기능을 최초로 선보인다.
BMW 5시리즈는 3개 모델 중 가장 빠른 지난 10월 국내 출시됐으며, 연말에 출시된 점을 감안해 본격적인 판매는 사실상 내년이 될 전망이다.
신형 5시리즈도 E클래스와 마찬가지로 완전변경 모델이며 이전 세대 대비 커진 차체와 최첨단 편의사양 등을 통해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다. 차체는 이전 세대에 비해 전장 95㎜, 전폭 30㎜, 전고 35㎜ 커졌으며, 축간 거리(휠베이스)도 20㎜ 길어졌다.
전면 디자인은 BMW 상징인 키드니 그릴은 이전 세대보다 크기를 키웠음에도 세련되게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외관은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고, 실내는 간결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구현했다. 물리버튼을 최소화하고 디스플레이 터치 등으로 조작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LED 헤드라이트,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 통풍 기능이 추가된 앞좌석 시트와 트래블 & 컴포트 시스템,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 등이 기본 탑재해 상품성을 개선했다.
◇ 고급 세단 왕좌 바뀔까
앞서 국내 고급 세단 시장의 경우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E클래스가 선두 자리를 유지했으나, 2020년 제네시스 G80 3세대 모델 출시로 상황이 역전됐다.
3세대 G80 출시 전까지 제네시스는 ‘사장님 차’로 불리며 50대 이상 소비자들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판매량에 제한이 있었지만, G80이 젊은 감성으로 디자인을 완전히 바꾸면서 30~40대까지 고객층을 확대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신형 G80과 GV80 출시를 기점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성장의 기폭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G80 판매량은 2만2284대, E클래스는 3만9788대에게 밀렸으나, 2020년 신형 출시에 따라 G80 판매량이 5만6150대로 크게 오르면서 E클래스(3만3642대)를 누르고 고급 세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올해 1~11월 기준으로도 G80 판매량은 4만2321대로 E클래스(2만2209대), 5시리즈(1만8509대)를 앞서고 있다.
다만 최근 G80과 E클래스·5시리즈 판매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데다, 내년 출시하는 신형의 경우 G80은 부분변경인데 비해, E클래스와 5시리즈는 완전변경이라 그만큼 성장폭도 클 전망이다.
G80과 E클래스·5시리즈 판매 격차는 지난 2021년엔 G80 5만9463대, E클래스·5시리즈는 4만3849대로 1만5614대 차이가 났으나, 2022년엔 E클래스와 5시리즈 판매량이 4만9830대로 G80(4만7154대)보다 2676대 오히려 더 많았다. 올해에는 G80이 두 차량 총합보다 1603대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작년부터 벤츠와 BMW 1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올해 양사가 할인율을 대폭 올리고 있는데, 내년에도 1위 자리 차지를 위해 양사가 할인율을 높일 경우 완전변경 출시와 시너지 효과를 내며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BMW는 5시리즈 신형을 출시 한 달 만에 평균 약 700만원 할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