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시장 악화 탓 공모 메자닌으로 눈돌리는 사례 연이어
KG모빌리티 1505억원 자금조달 성공···흥행 사례 연이을지 관심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BW(신주인수권부사채)나 CB(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공모 메자닌(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 발행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자금 조달 창구가 좁아진 상황에서 일반 투자자의 메자닌 투자 수요를 확인할 수 있는 까닭이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한 BW 공모에서 130.89% 청약률을 기록해 1505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KG모빌리티는 이번에 조달한 재원을 운영자금에 투입할 예정으로 신차개발비 명목으로 805억원, 부품 및 원자재 조달에 700억원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KG모빌리티의 이번 자금 조달은 메자닌을 공모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일반 기업들의 경우 은행을 통한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 조달에 나선다. 메자닌을 통한 자금 조달은 기관을 비롯한 특정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 위주였다. 공모 메자닌은 기관 수요가 불확실할 때 드물게 사용했던 방식이었다.

KG모빌리티 역시 유상증자나 사모 방식의 CB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시도하다 메자닌 공모 방식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KG모빌리티의 신용등급은 ‘BB0’로 투기등급에 속한다. 신용도가 낮을수록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는데 최근엔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상장사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메자닌 공모 방식은 상장사 입장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G모빌리티가 이번에 발행한 BW의 경우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3%에 그친다. 향후 신주가 상장되면 최대주주의 지분이 희석되는 부작용이 있지만, 지배력이 공고하다면 낮은 신용등급의 상장사에는 매력적인 자금 조달 방식인 것이다.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도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되기도 한다. 채권에 투자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 시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모로 발행한 메자닌은 전환가액 상향 의무화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주가 상승 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공모로 나오는 메자닌의 경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해 난이도가 높은 투자로 분류된다. 공모 메자닌을 발행하는 회사들이 주로 재무 상황이 좋지 못하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만일 상장사가 도산한다거나 발행한 채권에 대해 채무 상환을 하지 못할 시에는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에 향후 공모 방식으로 메자닌 발행에 나서는 상장사들의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공모 메자닌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가 확인될 경우 공모 메자닌 발행 사례가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표=김은실 디자이너.

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사인 이수앱지스는 주주우선 공모 방식으로 CB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수앱지스가 발행할 CB는 500억원 규모로 표면이자율은 연 3%, 만기이자율은 5%다. 구주주의 청약 기간은 오는 14~15일, 일반공모 청약 기간은 오는 19~20일로 예정돼 있다. 이수앱지스는 조달한 자금을 채무 상환에 전액 사용할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 전문업체 셀루메드는 내년 1월 5~8일 2영업일 동안 BW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셀루메드는 이번 공모를 통해 200억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BW는 3년 만기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각각 3%, 5%다. 200억원 중 20억원은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고 나머지 금액은 RNA 생산 설비 구축, EV 이륜차 배터리팩 양산 등 시설 투자와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화장품 제조사 디와이디도 공모 BW로 250억원을 조달한다. 해당 BW는 만기 3년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연 3.0%, 5%다. 구주주 청약 기간은 내년 1월 22~23일이며 일반공모 청약 기간은 내년 1월 25~26일이다. 디와이디는 자금을 조달해 채무상환자금, 운영자금에 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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