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택 카카오 대표 명의로 노조에 공문 발송
홍 대표 “사전협의하라”vs 노조 “자율성 침해”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은 카카오가 정상적인 노조 활동에 대해 사전협의를 요구했다며 “노조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요구”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노조는 ‘쇄신’ 요구에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침묵하라’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6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는 홍 대표 명의로 전날 발송된 공문 내용을 공개하며 “지난 여름부터 시작된 카카오 노동조합의 인적쇄신 및 크루 참여 보장 요구에 회사가 내놓은 첫 공식 답변이 노동조합의 메시지 및 전달 방법에 대한 제한 요청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노조가 절차를 준수하지 않고 회사 비판 취지의 아지트(카카오 온라인 사내게시판) 게시물을 게시했고, 회사로비를 점거해 피켓시위를 진행했단 점을 지적했다. 또 모든 온·오프라인 형태의 시설, 장비, 장소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이용하지 말라고 노조에 요구했다. 노조가 오프라인 조합활동이나 온라인 게시물을 발행할 때는 반드시 회사와 사전협의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 노조는 “모든 노조활동에 대해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회사의 요구는 과도하며, 노동조합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요구”라고 평가했다.
실제 카카오 단체협약엔 회사 전산망을 통해 전체 직원을 수신인으로 할 경우에만 사전에 협의한다고 돼 있어 이번 경우에 적용하기 어렵고, 노조 설립 이후 지금까지 피켓시위와 같은 조합활동에 대해 회사 측이 공개적으로 금지요구를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란 게 노조의 설명이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위원장은 “지난 5년간 조합활동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조합원 게시판에 수많은 글을 남겼지만, 게시글에 대한 제한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그동안 지속적으로 카카오 아지트에서 다양한 형태의 홍보활동과 피켓시위를 진행했음에도 큰 마찰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지난 월요일 비상 경영회의 시간에 맞춰 피켓시위를 진행하자마자 홍은택 대표이사 명의로 발송된 첫 공식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니 실망스럽다”며 “대화와 협의 없이 만들어진 셀프쇄신안이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사측의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노조는 진정한 쇄신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목소리마저 탄압하는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며 직원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