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 승인·반감기도 상승세 요인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1월 27일~12월 3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20개월 만에 3만9000달러(약 5066만원)선을 돌파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승인 가능성과 내년 예정된 반감기도 시세 상승을 여전히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비트코인은 3만9548달러(약 5137만원)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4.8% 급증했다. 지난달 30일 까지 횡보세를 보이던 비트코인은 이달 1일부터 상승하더니 이날 오전 4시에 3만9000달러 선을 넘었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 8개월 만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이유는 금리인하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펠먼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현재 균형에 거의 가깝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파월 의장은 “통화 정책이 언제 완화될 것인지 추측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더 긴축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앞서 연준 내 매파 성향의 인사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현재 통화정책이 경제 과열을 식히고 물가상승률을 2% 목표로 되돌리기에 적절하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기에 향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도 이어진다. 앞서 스위스 자산운용사 판도에셋(Pando Asset)은 지난달 29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를 신청했다. 이로써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기관은 총 13곳으로 늘었다. SEC가 현물 ETF를 승인하면 비트코인을 펀드화해 거래소에 상장하고 주식과 같은 조건으로 매매와 투자가 가능해진다. 이로 인해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돼 비트코인 시세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ETF 승인으로 비트코인이 향후 5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자산 전문 기업 트리니토(Trinito)의 허성필 인베스트먼트 헤드는 시장에 현물 ETF승인으로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은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펜션펀드, 연금자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10%가 자산 1%(4191억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할 때를 가정했다. 여기에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이었던 지난 2021년에 나타났던 자금 유입에 따른 비트코인 가격 상승효과를 산출해 적용했다. 이를 토대로 비트코인은 5만9000달러까지 오른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내년 4월에 예정된 반감기도 시세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이에 반감기 때는 비트코인 공급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보통 반감기는 4년마다 나타난다. 앞서 세 번의 반감기인 2012년에는 8450%, 2016년에는 290%, 2020년에는 560% 각각 상승했다.

글로벌 다국적 금융기관 스탠다스차타드(SC)은행은 내년 반감기로 인해 비트코인이 10만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은행의 제오프 켄드릭 FX리서치 헤드는 “통상 반감기 후 12~18개월이 지나서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을 찍는다”라면서 “더구나 미국이 가상자산 ETF를 예상보다 일찍 도입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코인마켓캡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