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이사회, 황현순 대표 자진 사임 받아들이기로
내년 1월 예정 임시 주주총회 승인 이후 확정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연이은 악재를 맞은 키움증권이 새 대표를 앞세워 쇄신에 나선다. 키움증권이 황현순 대표의 자진 사임을 받아들이고 차기 수장으로 엄주성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을 내정한 것이다.
키움증권은 2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엄 부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사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황현순 사장의 사임을 결정했다. 이후 이사회 산하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엄 부사장을 차기 사장 후보로 올렸고 이사회가 의결했다.
엄 내정자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나와 1993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자기자본투자(PI)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키움증권에는 2007년 PI 팀장으로 합류했다. 이후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회본부장 등 요직을 지냈다.
키움증권이 새로운 수장을 앉히면서 최근 발생한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미수금 사태를 맞으며 4333억원의 손실 위기에 빠져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인 4248억원을 넘는 수치다.
영풍제지는 올 들어 지난달 17일까지 814.76% 급등했던 종목이다. 주가 상승 과정에서 특정 세력의 시세조정이 의심되면서 금융당국 조사가 진행 중인 상태다. 특히 키움증권의 계좌가 다수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고 지난달 18일 갑작스러운 하한가로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하면서 키움증권의 손실 우려가 커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4월에는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CFD(차액결제거래) 사태’에 연루되기도 했다. 당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해당 사태에 연루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 같은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자 황 대표가 자신 사임 의사를 밝혔고 새 수장을 내정한 것이다. 황 대표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이후 8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한편 엄 내정자는 내년 1월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 선임 여부를 확정짓게 된다. 엄 내정자는 미등기 임원으로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선 주주총회 승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