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분기比 4.04%포인트 감소···6개월 새 7.6%포인트 하락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 44% 제시···연말까지 목표달성 어려울 듯
금융당국 신사업 인허가 제한 방침 따라 주담대 등 추진 사업 제동 가능성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토스뱅크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두 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과의 합의에 따라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44% 이상 높여야 하는 만큼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당국 신사업 인허가 제한 방침에 의해 향후 토스뱅크 신사업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낭ㄴ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 지난 9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4.46%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38.5%) 대비 4.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으로 신용평점 하위 50%(4등급 이하)에 대한 대출을 의미한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3월 말까지만 해도 42.06%에 달했다가 지난 6월 말(38.5%) 30%대로 낮아지더니 9월 말 추가로 또 줄었다. 6개월 동안 무려 7.6%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전 분기 27.7% 대비 1%포인트 높아진 28.7%, 케이뱅크도 26.5%로 전 분기 24% 대비 2.5%포인트 올랐다.
◇ 금융당국 인터넷전문은행 인가계획에 중·저신용자 신용공급 목표치 제시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당국에 제출한 인가 계획에서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말까지 이 비중을 최소 44%까지 끌어올리기로 약속했으며 케이뱅크는 32%, 카카오뱅크는 30%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토스뱅크가 연말까지 44%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4분기에만 이 비중을 1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려야 한다.
사실상 연말 까지 44% 목표 달성은 불가능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경우 2분기 연속 비중이 큰 폭으로 감소해 목표치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지난에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였던 42%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2년 연속 실패한 셈이다. 토스뱅크는 2021년 6월 정부로부터 은행업 본인가를 획득해 2021년 10월 영업을 시작했다. 출범하면서 정부에 적극적인 포용금융을 약속했고 은행업 인가를 받아냈다. 당시 합의한 내용이 약 2년 뒤인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44%로 높이겠다는 약속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과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 촉진,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도입됐다. 빅데이터 등 혁신 방식으로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되었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조건이었다.
◇ 카뱅·케뱅 중·저신용자 대출 늘리는 동안 토스뱅크만 줄어
정부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최근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되려 2분기 연속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전 분기 대비 확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설령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연말까지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전 분기 대비 지속 확대해왔다는 점에서 토스뱅크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면서 향후 신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계획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사업 인허가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이제 만 2년이 된 신생은행이다 보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신사업 진출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렇게 당국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떤 식으로든 규제나 제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건전성 관리가 가능한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 신규 공급을 지속 이어오고 있다"며 "목표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가능한 포용금융의 기반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건전성 유지가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 중 하나가 포용금융인데 비중 축소는 설립 취지와 어긋나는 행보라는 반응도 나온다. 건전성 개선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포기하겠다는 말과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단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연말까지 공언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하는지 지켜보고 관련 조치 사항을 최종 판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