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얼라이언스 출범···해외 AI 시장 거점 공동 구축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한컴이 과거 문서회사로서 인수합병(M&A)을 해왔기 때문에 시너지가 나는 회사를 찾기 어려웠는데, 기술 모듈화를 하면서 여러 자동화 관련 기술 모듈을 확보했고 이에 따라 기술별로 진입할 수 있는 M&A 분야도 달라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연수 한글과컴퓨터(한컴) 대표이사가 28일 회사의 AI 비전을 밝혔다. 각자 대표로 선임된 후 2년 만이다. 그간 회사의 성장 기반이 된 M&A 전략의 구심점을 자동화 기술에 맞추고, 국내외 AI 기업 투자를 적극 추진해 5년 안에 자산 기준 글로벌 빅테크 반열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한컴 AI 사업 전략 발표회에서 “내부적으로 5년 내 자산 규모 기준으로 글로벌 빅테크 반열에 들겠다는 목표”라며 “제품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B2B(기업 간 거래), B2G(기업과 공공 간 거래) 서비스 업체들에 핵심 부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회사를 확보하고 기술과 시장을 늘려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김상철 회장에 이어 M&A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던 김 대표는 지난 2021년 8월 한컴 각자대표로 선임된 이후 수익성이 악화된 계열사를 정리하고 M&A 투자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추진했다. 지난해 한컴MDS를 포함한 총 11개 계열사를 매각했으며, 현재는 유럽 AI 기업 인수 등 해외 AI 기업 투자를 추진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 중에서도 해외 시장 확대가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는 KT클라우드, 파수, 윈스, NHN, 삼성SDS 등이 참석해 국내 IT기업 협의체인 한컴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하기도 했다. 영업력, 사업 기회를 서로 공유하는 협력체로, 한컴은 파트너사들과 AI를 접목한 글로벌 지능형 자동화(IA)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거점을 공동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M&A라는 것이 회사의 성장에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기에 신중히 해왔고, 한컴얼라이언스의 연장선상에서 해외 회사 투자를 지속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인수를 검토중인 유럽 회사를 포함해 해외 기술회사를 볼 때 경쟁사 대비 속도와 비용 측면에서 얼마나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는지를 중심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대로 계열사 일부를 정리했으며 앞으로 투자할 때도 재원 마련에 무리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순차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M&A를 검토할 때는 어떤 제품을 고려하고 있고 얼마나 글로벌화 돼 있는지, 아시아권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 한컴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을 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컴은 AI 기업을 선언하며 첫 번째 서비스로 ‘한컴 어시스턴트(가칭)’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대형언어모델(LLM)과 연결돼 동작하는 AI 지능형 문서작성 도구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생성형 AI 비서 ‘코파일럿’과 유사한 형태의 솔루션이다. 회사는 해당 서비스를 내년 상반기 베타 출시할 계획이다.
정지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 지금은 시작 시점이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연동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차이는 있겠지만, 한컴 어시스턴트는 실제 동작하는 부분에서 코파일럿과 유사한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현재 기술 모듈화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어떤 LLM과도 연동할 수 있도록 스크립트를 상호 협조해 꾸려나갈 예정”이라며, “해외에서도 초거대 LLM을 모두 수용하긴 어렵기 때문에 국내 사례를 시작으로 기술 모듈 해외 파트너사를 확보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