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공장에 가상 계측 AI 솔루션 ‘판옵테스’ 공급
작년 첫 도입 당시 21.5% 개선에서 더 향상···“수율 개선 효과 확인”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공장 내부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공장 내부. / 사진=SK하이닉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가우스랩스가 자체 가상 계측(VM)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통해 반도체 기업의 웨이퍼 공정 수율 개선에서 성과를 도출했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 박막 공정에 처음 공급할 당시 얻었던 공정 산포(품질 변동성) 개선율을 더욱 높인 것이다. 산포는 생산이 완료된 웨이퍼의 품질 변동 크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전체 수율을 개선하는 공정 능력 지수를 좌우한다.

김무성 가우스랩스 프로젝트 관리조직(PMO) 부사장은 22일 열린 2023년 옴디아 한국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작년 말부터 주요 고객사의 하이라인 팹에 당사 솔루션을 적용했고, 지금까지 수천만장의 웨이퍼를 프로세싱하면서 약 30%까지 공정 산포를 개선했음을 입증했다”며 “이에 따라 의미 있는 수요 개선 효과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우스랩스는 SK그룹에서 분사해 작년까지 SK하이닉스가 자본금 전액을 투자한 회사다. 지난해 11월 가상 계측 AI 솔루션 ‘판옵테스’를 출시해 주력으로 하고 있다. 판옵테스는 기존 반도체 공장에서 대규모 장비를 활용해 진행하던 계측 작업을,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예측해서 결과값을 내는 가상 계측 AI 소프트웨어 제품이다.

김 부사장은 “(장비를 사용하는) 물리 계측(Physical Metrology)은 아주 많은 장비가 필요해서 비용이 크게 든다. 업계에서는 계측 장비가 전체 캐팩스(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1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게다가 공간도 많이 차지하고, 특히 요즘처럼 환경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물리 계측 장비를 많이 보유하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또 팹에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센서 데이터가 나오지만, 실제 활용되는 비율은 10~1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데이터가 많고 이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는 기술이 부족하고, 이를 분석하는 여건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추가적인 장비 투자 없이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당사는 AI를 통해서 풀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우스랩스는 지난해 12월 SK하이닉스의 박막 증착 공정에 판옵테스 가상 계측 솔루션을 처음 공급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판옵테스를 통해 분석된 데이터 결과값을 자동 공정 제어(APC) 솔루션과 연동한 결과 공정 산포를 평균 21.5% 개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부사장이 공개한 공정 산포 개선율은 30%가량으로, 첫 도입 당시 대비 더욱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부사장은 “APC만을 활용하면 1~5% 정도 되는 샘플 데이터를 가지고 운용하는 것이어서 실제값과 측정값 사이에 변화가 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지만, 가상 계측은 100% 전수 웨이퍼들에 대한 측정값을 제시하기 때문에 어떤 변화가 있을 때 빠르게 대처가 가능하고, 이에 따라 각 공정의 산포 등이 대대적으로 작아지게 되면서 전체적으로는 수율 개선까지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 계측은 전수 웨이퍼의 거시 계측 결과들이 있다 보니 실제 측정 자체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 줄일 수도 있었다”며 “캐팩스 투자를 적용한다든지, 혹은 이미 지어진 팹 안에서 투자하는 장비들의 활용도를 좀 더 높이는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공정이나 장비의 이상을 감지해서 미리 알려준다든지, 수율 분석에 도움을 준다든지 등 여러 가지 활용 케이스들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 현재 내부적으로 관련 스터디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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