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제 레켐비, 내년 하반기 국내 허가 예상
치매 진단,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들 사업 전개 확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내년 하반기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의 국내 허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레켐비 도입 이후 국내 치매 치료 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알츠하이머 진단, 디지털 인지치료, 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분야가 그 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기업 에자이가 올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레켐비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업계에선 내년 하반기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 레켐비 허가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레켐비 등장으로 치매 치료제 처방 건수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알츠하이머 진단 및 치료기기 기업들은 시장 확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약제로 개발됐다. 미국과 일본에서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최초의 치료제로 승인됐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장애, 인지장애, 성격 및 행동장애가 포함된 종합적인 치매 증상을 보이는 퇴행성 및 비가역성 질환이다.
국내사들은 레켐비 허가 일정에 맞춰 알츠하이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선 의료기관에서 레켐비 처방이 본격화되면 수요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의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피플바이오는 혈액으로 알츠하이머를 조기진단하는 ‘알츠온’을 국내 선보이고, 도입 의료기관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면 초기에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응집되면서 질병이 진행된다. 알츠온은 이러한 베타-아밀로이드의 응집화 진행 여부를 확인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측정하는 혈액검사 키트다. 피플바이오에 따르면 알츠온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국내 대학병원과 검진센터 위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또 알츠온 차기작인 디지털 인지기능 검사를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피플바이오는 내년 상반기 중 식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디지털 인지기능 검사 기술 ‘dTMT-B&W’에 대한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dTMT-B&W느 치매(인지기능 저하) 선별이 가능한 디지털 인지기능 검사 기술이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디지털 인지기능 검사는 아주 간단하게는 태블릿으로 선 긋기 등을 포함된다”며 “인허가 신청 들어가면 최종 상업화까진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며 고 설명했다.
디지털치료기기 개발기업 로완은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슈퍼브레인DEX’에 대한 식약처 혁신의료기기 제48호로 지정받았다. 내년부터 확증임상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슈퍼브레인 DEX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인지중재치료 기반의 맞춤형 훈련을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다.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개인별 인지기능 수준과 나이, 성별, 학력 등 기본 정보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인지훈련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로완 관계자는 “슈퍼브레인DEX 확증 임상은 국내 12개 기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부터 확증임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증임상 마무리까진 약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이르면 내년 하반기 정식 출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국내 디지털치료제 개발 기업 중 하이는 경도인지장애 자가진단 프로그램 ‘알츠가드’와 디지털 치매 치료제 ‘알츠톡’을 보유하고 있다. 연내 확증임상 신청을 앞두고 있다.
알츠하이머·치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도 레켐비 국내 품목허가의 수혜 분야로 여겨진다. 지난 2월 듀켐바이오는 레켐비 국내 임상 시험 과정에서 회사의 방사성의약품이 진단 약제로 활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초기 치매 단계에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확인하는 방법은 방사성의약품을 활용한 PET-CT 촬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치매 치료제인 레켐비 국내 도입으로 보완재 분야인 알츠하이머 진단 수요가 늘어나면서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혈액 검사 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레켐비 등장과 함께 치매 치료 시장 파이 확대가 기대되면서 관련 업종들의 수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