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350억원···지난해 연간 실적과 비슷
현지화와 사업 다각화 노력 결실 평가···인도 사업 더욱 강화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5년 전부터 공을 들인 현지화와 사업 다각화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인도가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핵심지로 떠오르고 있어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도법인은 올해 3분기 누적 3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도법인 최대 연간 순이익인 지난해 371억원에 맞먹는 수치이자, 국내 운용사들의 실적과 비교하면 7위 수준이다. 지난 3분기에만 1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인도법인은 올해 다시 새로운 실적 기록을 세울 채비를 마친 상태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대부분의 자산운용사와 달리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019년 141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은 2020년 155억원, 2021년 240억원, 2020년 371억원으로 5년 새 2.5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웬만한 중형 자산운용사의 연간 순이익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2023년 1월 인도 뭄바이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15주년 행사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인도법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2023년 1월 인도 뭄바이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15주년 행사에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인도법인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2006년 뭄바이에 법인을 설립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8년 1호 펀드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는 중국과 견줄 만큼 매력적인 신흥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세금 체계와 규제 등으로 인해 외국기업이 뿌리내리기 어려운 환경으로 평가됐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계 운용사들이 모두 철수했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되레 철저한 현지화와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글로벌 사업을 지휘하는 미래에셋그룹 회장 박현주 GSO(글로벌전략가)가 인도의 잠재성을 높게 본 결과였다. 인도 사업을 시작한지 15년을 맞이하는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4조원 가량을 운용하는 인도 내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미래에셋그룹은 인도 사업에 더욱 강한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래에셋그룹은 임원인사를 발표하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을 이끄는 스와럽 모한티(Swarup Mohanty)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룹 내 첫 외국인 부회장으로, 그만큼 미래에셋그룹이 인도 비즈니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도는 14억명의 인구와 젊은 세대의 비중이 높다는 점,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점 등에 ‘퀀텀 점프’가 가능한 국가로 평가된다. 박 GSO는 올해 1월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15주년 기념 행사에서 “인도는 높은 교육열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높은 자존감 그리고 영어 공용화 등의 환경으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나라”라며 “인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오랜 시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운용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이 같은 성장세에 발맞추고 있다. 2019년 11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운용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승인받아 펀드 운용 및 자문뿐 아니라 부동산과 기업 등에 대출하는 NBFC(Non-Banking Financial Company),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벤처캐피털),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서비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는 인도에 인하우스 인덱스 회사인 ‘Mirae Asset Global Indices(미래에셋 글로벌 인디시스)’를 설립했다. 전 세계에서 총 134조원 규모의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에셋은 글로벌 인디시스의 ETF 지수 개발을 시작으로 유동성 공급과 운용까지 ETF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글로벌 ETF 운용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지점을 설립해 국내 운용사 최초로 중동에 진출했다. 두바이는 지리적으로 인도와 가깝고 전체 인구 중 인도인 비중이 약 35%에 달해 인도 현지 펀드에 대한 투자수요가 크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9월 말 기준 수탁고 24조원, 계좌수 550만개에 달할 정도로 WM비즈니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운용사 최초로 물류센터를 인수하는 등 대체 투자 분야까지도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인도 물류시장은 90%가 소규모 물류업체에 의해 운용되는 등 인프라 부족으로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물류센터와 데이터센터 등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관계자는 “2006년 자본금 500억원으로 인도시장에 뛰어든 인도법인은 모든 해외 운용사가 철수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버텨내며 종합금융회사로 성장했다”며 “인도의 성장스토리는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하고 발전시키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투자자가 인도 기업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펀드도 운용 중이다. ‘TIGER 인도니프티50’과 ‘TIGER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 ETF는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니프티(Nifty)50’을 추종한다. ‘미래에셋 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는 인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0개 기업을 제외한 유망 중소형 종목에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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