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단기물 인버스, 종합채 ETF 거래량 적어
미 국채 30년물 ETF 인기와 대조적 모습
매매차익 극대화 하기 위한 투자 수요 증가 영향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채권 투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거래량이 부진한 채권 ETF(상장지수펀드)들이 다수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주로 국채 단기물 인버스 ETF나 다양한 채권에 투자하는 종합채 ETF들이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매매차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금리 변동에 민감한 미국 장기채로 투심이 쏠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장외 시장에서 채권을 33조165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개인 채권 순매수 금액인 20조6113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이는 그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 투자자의 채권 사랑은 ETF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채권 ETF가 다수 포진해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ETF는 올들어 개인 누적 순매수가 2622억원으로 전 종목 중에서 19위에 위치했고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는 1663억원의 순매수가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채권 ETF 모두가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주로 국채 단기물 인버스 상품이나 종합채 ETF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종목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최근 한 달간 거래량이 100주를 넘지 못하는 사례도 많았다.

실제 ‘ACE 국채선물3년인버스’ ETF는 지난 17일 기준 최근 한 달 동안 거래량이 9주에 불과했다. 거래가 정지된 ETF를 제외하면 가장 저조한 거래량이다. 2018년에 상장된 이 ETF는 국채선물지수(F-KTB Index)를 기초자산으로 국채 선물 3년물의 가격이 떨어질수록 수익률이 증가하는 상품이다. 유사한 전략의 ‘KODEX 국채선물3년인버스’도 거래량이 14주에 그쳤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국채 5년물과 국채 10년물 관련 ETF도 거래가 부진한 모습이었다. KB자산운용의 ‘KBSTAR 국채선물5년추종’ ETF는 한 달 거래량이 169주에 그쳤고 ‘ACE 국채선물10년인버스’ ETF는 185주만 거래됐다. 이 ETF 모두 국채라는 공통점이 있는 상품이었다.

국채나 회사채, 은행채 등 다양한 채권에 투자하는 종합채 ETF 역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 분야였다.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는 최근 한 달 동안 거래량이 86주였다. 비슷한 콘셉트의 ‘KODEX ESG종합채권(A- 이상) 액티브’도 한 단 거래량이 332주에 불과했다. 이 ETF들의 상장일이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이라는 점에서 부진한 거래량이 두드러진다. 

이는 채권 투자 수요가 매매차익 극대화에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한 ETF를 살펴보면 미국채 30년물인 경우가 다수다. 거래량 역시 미국채 30년물의 금리가 하락할 때 수익을 거두는 상품들에서 많은 거래가 나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 누적 순매수가 컸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최근 한 달 거래량만 2503만8512주였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최근 채권 ETF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단순한 안전자산으로의 분산 투자가 아닌 적극적인 자산 증식을 위해 채권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금리 변동에 민감한 미국 장기채 투자가 주류이고 나머지는 만기매칭형이나 초단기채와 같은 인컴 수익 목적의 상품에 수요가 집중된 모습”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