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12% 성장할 때 ADC는 연평균 18% 성장 전망
국내외서 다양한 투자·딜 이어져 "펀드 자금 투자, 플랫폼 기술 공동 개발"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ADC) 기술이 각광받으며 각국 기업이 관련 파이프라인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기업도 공동개발, 펀드 투자 등을 통해 ADC 확보 흐름에 합류했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에서 ADC 관련 계약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저분자 약물(Payload) 그리고 이 둘을 접합하는 링커(Linker)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다. 링커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시키는 화학 기반 구조를 뜻한다. 약물에 특정 암세포의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항체를 링커로 묶어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는 항암 기술이다. 

글로벌 ADC 시장은 연평균 약 18%의 고속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이밸류에이트 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8% 성장을 보이며 바이오 의약품 전체 시장 성장률인 12% 대비 가파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1년 62억 달러 규모였던 관련 시장은 2030년 273억 달러 규모를 이룰 것이란 예측이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 ADC 기술, 파이프라인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도 다양한 형태로 ADC 확보에 나섰다.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ADC 개발사에 투자를 진행했다.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21년 7월 바이오 분야의 신사업 기회를 발굴을 목표로 조성한 펀드다.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출자한 1500억원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출자금 200억원을 더해 총 17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펀드는 지난 9월 국내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 ADC 툴박스 개발 공동 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에임드바이오는 ADC 치료제 ‘AMB 302’를 개발 중이다. AMB 302는 FGFR3을 표적으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으로, 암세포를 찾아 달라붙는 항체와 페이로드의 비율을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에임드바이오는 AMB 302의 임상시험 계획을 내년 상반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정승아 디자이너
./표=정승아 디자이너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는 지난 4월 아라리스 바이오(Araris Biotech)에도 투자한 바 있다. 아라리스는 ADC 의약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링커 기술을 갖춘 스위스 기업이다. 항체를 재설계할 필요 없이 기성 항체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는 링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펀드의 투자금은 아라리스의 ADC 후보물질 추가개발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아라리스와 ADC 치료제의 생산 및 개발 분야에서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며 “ADC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국내 바이오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에 따라 향후 1년간 기존 링커와 페이로드에 대한 새로운 ADC 기술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공동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현재 ADC 플랫폼의 자체적 내재화에 힘쓰고 있다”며 “이를 위해 면역항암제 쪽으로 유망한 바이오 벤처인 카나프 테라퓨틱스와 협업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DC 개발 플랫폼을 함께 공동으로 만드는 내용의 업무협약”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영국 기업 익수다 테라퓨틱스의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국내 기업 피노바이오의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 활용 권리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3세대 ADC 기술을 적용한 이중항체 ADC 개발을 위해 네덜란드 시나픽스(Synaffix B.V)의 기술을 도입했다. 

전세계적으로도 ADC 기술개발과 파이프라인 확보가 활발하다. 지난 3월 화이자는 씨젠 인수4개의 ADC 포트폴리오 및 후기 파이프라인을 흡수했다. 총 인수 규모는 430억달러(56조원)다. 이어 4월엔 덴마크의 ADC 신약개발 스타트업인 에이디센도(Adcendo)가 시리즈 A 펀딩으로 노보 노디스크 등의 투자를 받았다. 3360만달러(437억원)규모다. 같은 달 미국 ADC 스타트업 애드센트릭스 테라퓨틱스(Adcentrx Therapeutics)도 3800만달러(494억원) 규모의 펀딩을 진행했다. 

빅파마의 파이프라인 확보도 줄을 이었다. 같은 달 바이오엔텍은 중국 기업인 듀얼리티바이오(DualityBio)와 ADC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규모는 15억달러(1조9500억원), 계약금(업프론트)은 1억7000만달러(2209억원)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이달 독일 바이오 기업 튜뷸리스(Tubulis)와 ADC 신약 개발을 위한 링커-페이로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총 10억달러(1조3000억원), 계약금 2275만달러(296억원) 규모다. BMS가 투부테칸 페이로드 및 P5 접합 플랫폼에 대한 독점 권리를 얻는 내용이다. 계약에 따라 BMS가 항체 타깃을 선택하면, 투불리스는 링커-페이로드(Payload, 화학약물)를 제공해 ADC를 만든다. 이후 이 후보물질을 BMS가 개발·제조해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피라미드 바이오사이언스는 중국 진퀀텀헬스케어(GeneQuantum Healthcare)로부터 전임상 단계인 GQ1010을 들여왔다. 총 10억달러(1조3000억원) 규모 계약으로, 계약금은 2000만달러(260억원)다. 지난 5월엔 아스트라제네카가 중국 라노바 메디신스(LaNova Medicine)와 GPRC5D를 타깃하는 ADC 신약 후보물질 LM-305 도입 계약을 맺었다. 계약규모는 총 5억4500만달러(7082억원)다. 

이외 올해 하반기에는 GSK가 중국 한서제약(Hansoh Pharma)과 계약을 체결, HS-20089의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선급금은 8500만달러(1102억원)다. GSK는 오는 2024년 중국 외 지역에서 1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머크는 중국 항서제약(Jiangsu Hengrui Pharmaceuticals)과 손을 잡았다. 머크는 항서제약의 클라우딘18.2(Claudin18.2) 항체약물접합체(ADC) SHR-A1904를 중국 외 전 세계에서 개발, 생산, 상용화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 옵션을 확보했다. 차세대 PARP1 억제제를 포함해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4억 유로(2조원)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