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세 및 상생금융 압박
이달 중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 결정···최대 3% 인하 관측도
이익 규모 고려해 회사별 적정 수준 찾게 될 것으로 전망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내년 자동차 보험료 인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료 인하 폭은 최대 2%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정부의 상생금융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험사들이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들은 이달 중 자동차 보험료의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기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12월 말에 보험료 인하안이 나왔는데 최근 은행권을 필두로 상생금융 기조가 확대되면서 조정 시기가 앞당겨졌다.
보험료 인하폭은 예년처럼 1.5~2.0% 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각별한 상생금융 요청이 있는 만큼 인하폭이 3%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80% 선을 밑돌고 있다. 올해 1~9월 기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 5곳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8.9%다. 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을 넘겼다고 보는 손해율은 80%대다. 쉽게 말해 현 수준의 손해율에서는 자동차 보험의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만년 적자였던 자동차보험은 2021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교통 법규가 강화되고 자동차 성능도 좋아지면서 안전 운전을 유도하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런 기조에 앞서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와 올해 초 1~2%대 안팎에서 자동차보험료를 내린 바 있다.
손해보험사들의 역대급 실적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대형 손보사 5곳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조707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해 재평가한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조2782억원에 대비해서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8.1% 늘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보험회사 경영실적을 취합해 파악한 손해보험사 31곳의 지난해 1년치 당기순이익(IFRS17 미적용) 5조4746억원 마저도 뛰어넘는 수치다.
역대급 호실적에 따라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력은 높아질 예정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보험사들이 역대급 수익을 올린 만큼 상생금융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이번 달 자동차 보험료의 인하 폭이 정해지면 내년 1월 책임개시일부터 인하된 자동차 보험료가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익 규모를 고려해 회사별로 적정 수준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