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심장관련 사망 위험 15% 감소시켜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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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지원 기자]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미글루타이드)가 체중 감량 효과 뿐 아니라 심장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17일 복수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심장협회 연례과학회의에서 위고비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이날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는 위약에 비해 비치명적 심장마비 위험을 28%,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을 7%, 심장 관련 사망 위험을 15%, 당뇨병 발병 위험을 73% 감소시켰다. 전반적인 사망 위험은 19%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2018년부터 시작해 33개월 동안 41개국 총 1만 76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는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이며 45세 이상인 성인 중 심혈관질환 병력은 있지만 당뇨는 없는 환자들이 선정됐다. 이번 임상은 노보 노디스크가 실시한 시험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연구는 무작위로 절반을 나눠 8803명에겐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2.4mg 주사를 투약하고, 나머지 8801명엔 위약을 투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균 40개월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세미글루타이드를 투약한 이들 중 심혈관 질환이나 심근경색(심장마비), 뇌졸중으로 사망한 이는 6.5%로 나타났다. 반면 위약 투여 환자의 심뇌혈관질환 사망률은 8.0%였다.

해당 결과는 위고비로 인한 체중 감량에 따른 효과는 아니었다. 위고비를 투여받은 환자는 치료 시작 직후부터 심장 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해, 체중 감소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심장 보호 효과가 나타난 것이 관찰됐기 때문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심혈관 질병과 관련한 효과가 나타났을 때는 환자들이 체중 감량을 시작하지 않은 시점”이라며 “이 같은 결과가 단지 체중 감소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환자의 성별과 인종, 나이, 체중 수준과 무관하게 심혈관 결과에 일관된 이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미글루타이드 약물이 기존의 적응증인 당뇨와 비만 치료를 넘어 심뇌혈관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만성질환을 조절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사망률 감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노보노디스크는 이 같은 심장 효능을 라벨에 포함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 관련 업데이트를 신청했다. 노보노디스크 측은 내년 상반기엔 미국에서, 하반기에는 유럽연합(EU)에서 위고비의 새로운 효과가 인정돼 약 라벨에 표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제약 전문지 피어스 파마는 “덴마크 회사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사용하면 일부 환자의 심장마비 위험을 줄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돌파구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고비는 지난 8월 발표된 초기 데이터에서도 심장마비, 뇌졸중,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2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의학 저널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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