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누적 350억원 순이익···지난해 연간 실적과 맞먹어
인도 현지화와 사업다각화 주효···AUM 23조원으로 업계 9위 올라
그룹 인사서도 인도법인 대표 부회장 승진 시켜···향후 행보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인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 India)의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 시장 악화 속에서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 것이다. 15년 전부터 공을 들인 현지화와 사업 다각화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 속에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도 현지 법인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35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인도법인 최대 연간 순이익인 지난해 371억원에 맞먹는 수치다. 인도 법인은 지난 3분기에만 1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올해 다시 새로운 실적 기록을 세울 채비를 마친 상태다.
이는 다른 경쟁사가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점과는 대조적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최근 들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2019년 141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이 2020년 155억원, 2021년 240억원, 2020년 371억원으로 5년 새 2.5배 넘게 증가했다. 국내 웬만한 중형 자산운용사의 연간 순이익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동안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15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뭄바이에 법인을 설립한 후 2008년 1호 펀드를 출시하며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2019년에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운용지주사 체제로 전환을 승인받아 NBFC(Non-Banking Financial Company), VC(벤처캐피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올해 실적 역시 그동안 공을 들인 현지화와 사업 다각화의 결실이라는 평가다. 인도 현지 고객 유입 확대와 인도 증시의 가파른 오름세로 AUM(운용자산)이 증가했고 투자 자산 가치도 상승하면서 실적이 뒤따랐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인도법인은 3분기 말 기준 AUM 규모가 23조원이다. 이는 인도 현지 운용사 중 9위에 해당한다.
미래에셋그룹이 인도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는 미래에셋그룹의 최근 인사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으로,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스와럽 모한티(Swarup Mohanty)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룹 최초의 외국인 부회장이 탄생한 것이다. 이는 그만큼 인도 시장 공략 의지가 드러난 인사로 풀이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도 올해 1월 뭄바이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도법인 15주년 기념 행사에서 “인도는 높은 교육열과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높은 자존감 그리고 영어 공용화 등의 환경으로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갖춘 나라”라며 “인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오랜 시간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인도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운용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인도는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은 시장으로 분류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인도가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른 까닭이다. 여기에 14억명 인구로 구성된 내수 시장도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분석 기관인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이유로 인도가 2030년 세계 경제 대국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이에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앞선 9월 뭄바이 지역에 위치한 '아마존 풀필먼트 물류센터'에 280억원을 투자했고 인도 드론기업 아이디어포지(ideaForge)의 기업공개(IPO)에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이미 투자 다양화에 나선 상태다. 인도법인 VC의 경우 지난 9월 기준 누적 투자액이 3억5000만달러(21건)에 이른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38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518억원 대비 50% 넘게 급증한 수치다. 지난 3분기에만 절반 수준인 19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다양한 혁신성장테마 상품 출시를 통한 운용자산 증가 및 연금상품의 증가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또한 국내 대체투자에서 발생한 성과수익과 인도 등 해외법인들의 실적호조로 차별화된 성과를 나타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