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노스메드, 中 장수아이디사에 에이즈 치료제 KM-023 기술이전
中서 ACC008로 상업화···기존약물 치료 환자 대상 품목허가도 기대
올 상반기 中매출 61억원···"중국 정부 방향성·복용 편의성 등 경쟁력"
에스티팜, 최초 완치 치료제 STP0404 2상·장기지속형은 전임상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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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사,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국내 기업이 에이즈 치료제 시장에 적극진출하고 있다. 카이노스메드는 기술이전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입했다. 에스티팜은 세계 최초 완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15일 카이노스메드는 에이즈 치료제 ACC008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약품심사평가센터(CDE)에 의해 우선심사 대상 약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ACC008은 중국 장수아이디(Jiangsu Aidea Pharmaceutical)사가 카이노스메드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에이즈 치료제 KM-023를 상업화해 선보인 것이다. 

이번 우선심사 대상 약물에 선정되며, 다른 약물로 치료 중이던 환자에게 ACC008로 전환치료하는 데 대한 조기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카이노스메드 관계자는 “현재 기존 다른 약물로 치료받던 에이즈 환자들에게도 ACC008을 처방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CC008은 신규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는데, 이번 품목허가가 난다면 환자 범위가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그는 "신규 에이즈 환자 대상으로 승인된 후 에이즈 치료제를 판매 중"이라며 "현재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심사대상으로 선정되면 좀더 빠르게 품목허가가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 우선심사 대상 트랙 절차에 따르면, 품목허가를 위한 신청 접수일로부터 약 5개월 이내에 품목허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중국 에이즈 치료제 시장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8년 기준 HIV 감염인, 에이즈 환자는 누적 125만 명으로, 매년 약 8만 명씩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일 국가로는 최대 증가율이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0년 말 HIV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35만1000명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HIV검사와 치료에 노력을 기울임에 따라 집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가디언지는 “중국이 2020년까지 HIV 감염자의 90%가 자신의 상태를 알도록 하겠다는 유엔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검사에 앞장선 결과, 2008년과 2018년 사이 연간 검사 건수가 4500만 건에서 2억건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HIV, ADIS 유병률이 급증했다”며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보고한 2002~2021년 사이 HIV와AIDS 유병률은 10만명당 1.09명에서 79.62명으로 70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카이노스메드는 에이즈 치료제 ACC008의 복용편의성, 가격경쟁력 등을 앞세워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목표다. ACC008은 카이노스메드의 중국 파트너사인 장수아이디가 3가지 약물을 중국 내에서 에이즈 치료제로 생산한 유일한 단일정제 약물로, 복용 편의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에이즈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로 인한 감염질환이다. HIV 바이러스에서 비롯된다. HIV는 한 가닥의 RNA를 가진 바이러스로, RNA는 외피단백질에 둘러싸인 채 존재하며 이 외피단백질에 연속 항원변이가 일어나기 쉬워서 백신 개발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끊임없이 내성이 발현되는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가지 약을 병합하는 방법이 사용돼왔다. 

카이노스메드관계자는 “기존 다른 치료제에 내성이나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 ACC008로 치료제를 바꿔도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또 부작용이 없고, 안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이 어느 정도 저렴한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에이즈 치료제 자국화 방향에 따라 중국 내 시장 장벽도 없다는 게 카이노스메드측 설명이다. 그는 “에이즈 환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중국 정부가 해외 수입 치료제보다는 자국화한 치료제가 좋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에 따라 카이노스메드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에서 소위 밀어주고 있는 것으로, 장벽은 없고 오히려 경쟁력이 좀더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장수아이디의 에이즈 치료제의 올 상반기 매출은 3282만 위안(6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317% 증가했다. 특히 에이즈 치료제 단일 복합정 ACC008이 ACC007에 이어 중국 건강보험에 등재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매출 상승도 기대 중이다. 

유럽 시장 진출 계획도 있다. 그는 “중국 장수아이디 사에서 지난 4월 이노스메드로부터 전세계 수출 가능한 기술이전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유럽, 아프리카에 에이즈 치료제 수출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계 에이즈 시장은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길리어드)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길리어드는 트루바다, 젠보야, 빅타비 등 1일 1회 경구용 에이즈 치료제를 선보였다. 세 가지 약물 매출은 2021년 기준 총 124억6600만달러(16조2432억)에 달한다. GSK의 지난해 HIV 치료제 매출은 57억 파운드(9조2594억)을 기록했다. 

여기에 양사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선보이며 관련 치료제 라인업을 강화 중이다. GSK는 얀센과 장기지속형 주사제 ‘카베누바’를 공동 개발했다. 길리어드는 지난해 장기지속형 주사제 ‘선렌카’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승인을 받았다. 

HIV 치료를 위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전망은 밝다. 글로벌 제약 전문지 피어스파마 따르면 GSK는 최근 2026년까지 HIV 제품 매출이 70억 파운드(85억 달러11조 755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카베누바는 3억4000만 파운드(55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길리어드도 2026년 선렌카를 통해 8억 달러(1조원) 이상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 중이다.

./자료=비즈니스 와이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자료=비즈니스 와이어,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카이노스메드의 치료제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아니다. 국내 기업 중에는 에스티팜이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 중이다. 에스티팜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에이즈 치료제 STP0404를 장기지속형 주사제로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는 현재 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며 "STP0404는 에이즈 치료제 전체 시장을 타깃으로 하며, 장기지속형 주사제 시장 검토 단계다"라고 밝혔다. 

에스티팜에 따르면 STP0404는 기존 어떤 에이즈 약물과도 겹치치 않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로, 세계 최초로 에이즈 완치를 가능케 하는 약으로 개발 중이다. STP0404는 내년 1월이면 주요 임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즈니스 와이어에 따르면 2022년 세계 HIV 치료제 시장은 223억8000만 달러(29조 1835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2030년에는 254억9000만달러(33조2262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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