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일 코엑스서 '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 2023'···제약·바이오헬스 통계포럼도 개최
국내 기술 수출, 2021년 10조 클럽 달성 이후 하락세···최근 계약규모·선급금 증가로 기대감
"대형제약사, 특허 만료 대비해 보유 현금 바탕으로 차세대 블록버스터 찾는 시도 확대 전망"

'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 2023' 내 ‘제1회 제약·바이오헬스 통계포럼’에서 박성환 인트라링크스 이사가  ‘국내외 제약·바이오 M&A, 라이센싱 딜 주요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김지원 기자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국내 기업의 기술 수출 평균 계약금과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이 작년 대비 상승했다”.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회 제약·바이오헬스 통계포럼’이 개최됐다. 업계 현황과 동향을 살피고, 미래를 위한 전략을 세운다는 취지다. ‘KOREA LIFE SCIENCE WEEK 2023(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 내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정량적 데이터 기반 제약 바이오의 최신 동향과 미래전략’을 주제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주최했다. 

이날 ‘국내외 제약·바이오 M&A, 라이센싱 딜 주요 동향 및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성환 인트라링크스 이사는 먼저 전 세계 M&A 동향에 대해 설명했다. 박 이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계약 건수는 총 1017건이었다. 

특히 중소형 바이오텍에 대한 인수합병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박 이사는 “이는 코로나19기간 동안 CDMO나 서비스처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의 M&A가 많았던 것과는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인수 비용이 큰 CDMO나 서비스 산업보다는 개발 후 시판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바이오텍 인수가 더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오텍에 대한 적극적 인수 배경으로는 ▲바이오텍 가치의 긍정적 상승 ▲바이오텍의 투자 환경 위축 ▲대형제약사의 높은 유보금 ▲주요 블록버스터 특허 만료 등을 꼽았다. 그는 “이 같은 원인들로 M&A 액티비티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M&A 주요 현황도 살폈다. 2021년부터 현재까지 국내 M&A에서 살펴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는 ‘국내 PE의 제약·바이오 진출’이라고 했다. 박 이사는 “국내 PE는 그간 국내의 제약 바이오 진출을 꺼리던 것이 선례였으나 스카이레이크와 크레센도PE가 메디포스트 최대 주주로 등극한 모습을 보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MBK 파트너스가 국내 메디컬디바이스 기업인 메디트를 인수한 점이나 MBK와 UCK 파트너스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건, 글랜우드 PE의 LG화학 진단사업부 인수 등을 볼 때 국내 PE가 메디텍이나 바이오텍을 인수하는 트렌드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외 주목할 만한 성적으로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생산공장 인수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메리디안바이오사이언스 인수, LG화학의 아베오 파마슈티컬 인수 건을 꼽았다. 

 

국내 주요 라이선스 계약에 대해서는 “국내 기술수출은 2021년 10조 클럽을 달성한 이후 사실 2023년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며 “다만 2023년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초인 1월 거래가 많이 이뤄진 후 지난 5월까지 한동안 멈춰 있다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일본에 알레르기 치료제를 라이선스 한 건을 시작으로 종근당과 오름테라퓨틱의 기술수출 건이 최근에 보이는 특이 케이스”라고 말했다. 

특히 평균 계약금 및 선급금이 작년 대비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하반기 종근당과 오름테라퓨틱의 기술수출 두 건이 주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이 1000억 이상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고취하고 있다”며 “이 두 사례가 앞으로 기술수출의 좋은 방향성을 주도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종근당은 파이프라인 ‘CKD-510’에 대해 노바티스와 총 규모 1조 7302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은 1061억원이다. 오름테라퓨틱 BMS와 총규모 2347억원의 ‘ORM-6151’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300억원이다. 

전 세계 주요 M&A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화이자의 430억 달러 규모의 씨젠인수가 상위에 랭킹됐다”며 “화이자는 씨젠 인수를 통해 ADC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머크사는 프로메테우스 인수를 통해 자가면역질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가 5년 정도 남았는데, 키트루다 특허 만료에 대한 대안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1조원(10억달러) 이상 계약은 총 14개였으며, 그중 9개 이상이 미국기업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 계약) 현황에 대해서는 “총 계약 규모는 1~3분기를 합쳐 940억달러”라며 “그중 선급금 비율은 4.75%로 45억달러였다”고 밝혔다. 이어 “2022년의 1~3분기 총합이 1100억달러였기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 10% 하회하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다만 건수는 올해 3분기까지 총 399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는 “기술이전 파이프라인을 단계별로 봤을 땐 시가총액 50조원 이상의 회사는 바로 상업화하기 쉬운 2단계 이상을 선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2단계 이상 파이프라인은 선급금이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점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상위 테라피와 모달리티에 관해서는 “암 관련이 가장 많았고, 바이오와 항체 의약품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GT분야의 라이선스 거래 선급금은 평균 10억달러 이상”이라며 “이는 대형 제약사의 차세대 파이프라인 확보 경쟁에 근거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특히 ADC 기술은 바이오 의약품 거래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며 “ADC 시장 성장 전망률은 18%로, 전체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성장률인 10%보다 훨씬 가파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3단계에 이른 ADC 의약품도 16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블록버스터’에 ADC 의약품이 다수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 상황에 대해서는 “대형 제약사들의 사내유보금 현황을 9월 기준으로 보면 존슨앤존슨이나 화이자 등 모두 다 높은 수준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대형제약사는 이를 특허 절벽을 맞이하기 위한 방어 기제로 사용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특히 “중소 바이오텍의 기술을 들여와 차세대 블록버스터를 찾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 기준 특허 만료가 예상되는 블록버스터 약품은 9개 이상이며, 특허 만료가 계속 늘어날 전망에 따라 빅파마는 다음 블록버스터를 찾기 위해 현재 지닌 현금을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6개월 후 M&A 환경에 대해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시장의 글로벌 흐름은 전세계 평균을 상회할 것”이라며 “중국, 일본, 한국 모두 M&A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은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코리아 라이프사이언스 위크는 대한민국 생명과학 분야의 최신 연구개발기술과 동향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로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생명과학 분야 130여 기업이 참여한다. 이날 진행된 제약·바이오헬스 통계포럼에 이어 오는 16일 유망바이오벤처·스타트업 투자포럼이 열릴 예정이며, 연구개발중심 우량 제약·바이오기업 IR 자리 등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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