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 하반기 들어 중·저신용 대출 금리 연이어 인하
카뱅, 금리 인하 및 중·저신용 개별 고객 대상 대출 한도 확대
토스뱅크, 중·저신용 고객 대상 신용대출 금리 은행권 평균보다 높아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당국에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를 연이어 인하하면서 대출 취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토스뱅크는 경쟁사에 비해 중·저신용 고객 대상으로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연말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카뱅·케뱅, 중·저신용 대출 금리 내리는데···토뱅 금리 은행권 평균 상회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중 국내 은행 17곳이 중신용자 고객(신용점수 600점~850점)에게 적용한 신용대출 상품 평균 금리는 8.42%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신용자에 해당하는 신용점수 구간 전체에서 은행권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했다. 신용점수 600점~850점 구간에 대해 케이뱅크가 제공한 평균금리는 5.90%였으며 카카오뱅크는 7.74%였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저신용자 대상으로도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높은 금리 경쟁력을 유지했다. 카카오뱅크가 신용점수 600점 이하 고객에게 적용한 신용대출 상품 평균금리는 8.30%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은행권 전체 평균(10.50%)과 비교하면 2.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반면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 구간 전체에서 은행권 평균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했다.
9월 중 토스뱅크에서 신용점수 600점~850점에 해당하는 중신용 고객이 신용대출 상품을 이용했을 때 적용받은 평균 금리는 9.44%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구간의 은행권 전체 평균 금리(8.42%)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용점수 600점 이하의 저신용 고객에 대해서는 12.04%의 금리를 적용했다. 이는 국내 17개 은행 중 전북은행(13.7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위해 하반기 들어 금리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는 자사의 중·저신용 고객을 위한 대출 상품인 ‘신용대출플러스’의 금리를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최대 연 1.0%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기준 신용대출플러스 상품의 최저금리는 연 4.38%다.
카카오뱅크도 중·저신용 대상 신용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를 10월 중 두 차례 인하한 바 있다. 연이은 금리 인하로 카카오뱅크 중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이날 기준 연 4.08%로 낮아졌다.
카카오뱅크는 금리 인하와 더불어 이달부터 연말까지 중신용대출을 이용하는 개별 고객에 대해 대출 한도를 확대 취급한다. 상품 최대한도는 1억원으로 동일하지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맞춰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심사 기준을 완화해 중·저신용 대출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가령 기존 A 고객의 소득, 신용도 기준에 따라 1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면 신용정책 조정을 통해 1100만원까지 한도를 소폭 확대해 취급한다는 방침이다.
◇ 토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홀로 뒷걸음질···연말 목표치 격차 가장 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금리 인하 마케팅에 힘입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25.4%로 6월 말(24.0%) 대비 1.4%포인트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6월 말 27.7%에서 8월 말 28.4%로 약 1%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토스뱅크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토스뱅크의 8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35.6%로 6월 말(38.5%)보다 2.9%포인트 하락했다. 연말 목표치(44%)와의 격차는 8.4%포인트로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큰 폭으로 벌어져 있는 상태다.
사실상 인터넷은행 중 연말까지 대출 비중 확대가 가장 시급한 곳은 토스뱅크지만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에 비해 중·저신용 대출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토스뱅크가 연체율 및 부실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탓에 여타 인터넷은행처럼 중·저신용 대출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1.56%로 카카오뱅크(0.52%)나 케이뱅크(0.86%)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1.26%로 국내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고신용자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에 비해 부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취급이 늘어날수록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 관리에 어려움이 커진다”며 “연체율이 타행보다 높은 상황이라면 건전성 관리에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만큼 중·저신용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대환대출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수요가 늘어난 점이 중·저신용 대출 비중에 일시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며 “대환대출 플랫폼 초기인 만큼 인위적인 조정이나 역차별보다는 수요를 그대로 소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