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문자·카톡·앱으로 환자 관리···복약 순응도 개선 서비스 제공
오봉근 대표, 부친 복약 순응도 문제 경험 후 창업···구성원들도 각각 스토리 보유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아우름케어매니지먼트는 만성질환이나 희귀질환 환자들 복약 순응도 개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쉽게 설명하면 24시간 환자 옆에 전담 간호사가 있는 것처럼 케어하는 서비스를 진행한다. 케어 수단은 전화나 문자, 카카오톡이 대부분이다. 앱도 활용한다.
환자들 복약 순응도만 높여도 각 질환에 따른 사망 위험도가 현저히 낮아진다는 점에 착안해 출발한 기업이 아우름케어매니지먼트다. 수익모델은 글로벌 제약사나 보험사로부터 댓가를 받는 것이다. 전국 43개 상급종합병원 의료진으로부터 환자들이 무료 서비스를 받게 된다. 환자 규모는 현재 1000명이 넘는다. 현재 커버질환은 8개지만 향후 타깃 질환은 40개다.
아우름케어매니지먼트는 단순히 이같은 서비스만 제공하는 기업은 아니다. 아우름케어에 합류한 구성원 면면을 보면 환자와 그 가족이 느끼는 고통을 함께 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실제 아우름케어 구성원 80%는 희귀질환자, 만성질환자 또는 그 케어기버로 구성돼 있다. 아우름케어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진심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오봉근 대표는 2019년 말까지만 해도 글로벌 컨설팅회사 딜로이트의 생명과학분야 컨설팅 리더였다. 최고운영책임자를 포함, 전략 컨설팅 그룹 리더, 인수합병 컨설팅 리더 등을 역임했다. 하지만 부친이 복약 순응도 문제를 겪으며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퇴사하고 2020년 아우름케어를 창업했다.
용영환 CTO(최고기술책임자)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개발자다. 지난 2021년 개발자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던 당시 용 CTO는 좋은 제안을 받고 이직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였다. 오 대표는 용 CTO에게 아우름케어에 대한 설명이라도 들어볼 것을 권유했다. 두 사람 만남이 성사된 강남 모 커피숍에서 오 대표는 용 CTO에게 아우름케어 비전과 가치를 알리는데 집중했다. 당장 그 자리에서 확답은 듣지 못했지만 용 CTO는 귀가길에 아우름케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자꾸 생각났다고 한다. 용 CTO는 매일 일정한 시간에 투약해야 하는 가족을 돌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우름케어 합류 이후 용 CTO는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에 대한 기여 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용 CTO는 “본인이 가진 지식과 경험은 사회로부터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를 후배들에게 돌려줄 책임이 있다”는 개발자로서 철학에 따라 과거 7년 간 국내 최대 규모 PHP 행사를 주최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ERD DB 모델링(다이어그램을 활용한 데이터베이스 설계 기법)에 대한 강연을 9년 째 지속하며 ERD DB 설계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조동준 주임은 8년 째 희귀만성질환인 크론병과 싸우고 있는 백엔드 개발자다. 일본에서 국제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4학년 당시 오 대표를 만나 아우름케어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됐다. 조 주임 자신이 희귀만성질환을 겪고 있는 만큼 아우름케어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조 주임이 병원에서 만난 사람을 제외하고 오 대표가 유일하게 크론병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우름케어 합류 후 조 주임도 건강해지는 등 이전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조민혁 주임은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재학 시절 아우름케어 섬머 인턴으로 인연을 맺었다. 인턴십을 마친 후 복학했지만 아우름케어 비전과 가치에 매료됐다. 졸업 학기 아우름케어 미국 지사 채용에 정식 지원, 다시 인연을 맺고 미국 지사에서 현지 시장을 담당했다. 현재는 만성질환자 보호자를 위한 서비스 PM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진옥진 담당은 아우름케어에서 간호사로 구성된 환자서포트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년 경력 간호사로 서울성모병원과 119 구급대에서 각각 10년 가량 근무했다. 진 담당은 119 구급대에 소속돼았던 지난 2015년 의정부 소재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주민 13명을 대피시키고 정작 자신은 구급차에 여유가 있을 때 병원에 후송된 ‘영웅’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몸을 던진 만큼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과 책임을 다하는 인물이다. 진 담당은 오 대표가 아프가니스탄 한국 군병원에서 파병 생활을 할 당시 인연이 닿았다. 오 대표는 진 담당에게 아우름케어에 합류할 것을 제안했고 그는 아우름 업무가 큰 의미를 갖고 있다는 생각에 합류했다. 안정된 소방공무원 삶을 뒤로 하고 더 값진 인생을 찾아 나섰다.
박재환 책임은 경희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대형병원에서 장기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박 책임은 평생을 만성질환과 함께 해야 하는 형이 있다. 환자 가족 마음을 잘 이해할 수밖에 없으며 아우름에서 맡은 역할이 본인에게 주어진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강현아 선임은 간호사 출신으로 대학병원에서 3교대 근무를 하며 본인 스스로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이 때 아우름케어 서비스를 알게 돼 합류하게 됐다. 살다 보면 누구나 몸과 마음이 힘들 때가 있다. 이를 질환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 또한 케어가 필요한 부분이다. 강 선임도 이러한 감정을 느낀 것이다. 현재 맡은 일을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할 정도로 아우름케어 서비스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김성령 선임은 중앙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병원 중환자실에서 5년 동안 근무한 간호사다. 중환자실은 생사를 넘나드는 곳이다. 김 선임은 이곳에서 베테랑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본인 경험과 노하우를 환자 그리고 그 가족들을 위해 쓰고자 아우름케어 구성원이 됐다.
최수정 책임은 스위스 글리온 인스트튜트 MBA 출신이며 10년 동안 호텔리어로 활동했다. 일본 동경에 위치한 만다린 오리엔탈, 인터컨티넨탈 호텔 등에서 주로 VIP를 상대했다. 그녀 이력과 아우름케어 합류는 동떨어진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 책임은 아우름케어에서 현재는 물론 향후 근무할 인재를 VIP로 대접해야 한다는 오 대표 철학을 구체화시킬 적임자로 평가 받아 합류했다. 실제 최 책임은 아우름케어 구성원들이 공감할 정도로 기존 인사 담당자와는 차별화된 방식의 인재 관리로 본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 대표는 “아우름케어는 전문 분야 베테랑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베테랑들이 경험과 실력뿐만 아니라 우리가 왜 이것을 해야 한다는 강한 미션을 가질 때 사회와 산업에 임팩트가 생긴다”며 “아우름케어는 단순 서비스 제공을 넘어 구성원들 경험을 토대로 환자와 그 가족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