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 발표···120.6p로 하락세 유지
곡물·설탕·유지류·육류 등 4개 품목군 가격은 떨어져

서울 한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 우유 판매대.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세계 식량 가격이 3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큰 폭으로 오른 설탕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고 곡물과 유지류, 육류 등도 가격이 내렸다. 다만 유제품만 나홀로 상승세를 보였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0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6포인트(p)로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했다. 

이는 지난 2021년 3월(119.2p)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93.3p)을 기점으로 오르기 시작해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크게 치솟았다. 지난해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159.7p를 나타냈다.

이후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올 상반기 등락을 거듭하다가 7월(124.1p)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조사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해 발표한다. 2014~2016년 평균값을 100으로 설정했다. 이보다 높으면 인상, 낮으면 하락으로 평가한다.

품목별로는 올해 10월 곡물·유지류·육류·설탕 가격은 하락했지만, 유제품만 상승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전월 126.3p 대비 1.0% 하락한 125.0p를 기록했다. 미국 내 밀 수확량이 증가하며 국제 밀 가격이 하락했고,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 추세대 따라 국제 쌀 가격 또한 떨어졌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120.0p로 전월 120.9p 대비 0.7% 하락했다. 팜유는 주요 생산국에서 공급이 증가하는 시기와 국제적 수입 수요가 저조해 떨어졌다. 다만 대두유와 해바라기씨유, 유채씨유는 가격이 올랐다.

육류 가격지수는 112.9p로 전월 113.6p 대비 0.6% 하락했다. 돼지고기는 수요가 줄고, 소고기는 공급이 충분해 4개월 연속 하향세를 이어갔다. 반면 가금육의 경우에는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으로 공급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소비자 수요가 유지되며 국제 가격이 상승했다.

전월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설탕 가격지수는 3개월 만에 하락했다. 10월 159.2p로 전월 162.7p 대비 2.2% 내렸다. 다만 향후 물류 장애로 브라질산 설탕 수송이 지연되고 있어 가격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전월 108.9p 대비 2.2% 상승한 111.3p를 기록했다. 동북아시아 분유 수요 증가와 서유럽 우유 생산량 부족, 엘 니뇨 영향에 따른 오세아니아 지역 우유 생산 감소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국제 분유 가격이 상승했다. 버터는 서유럽과 동북아시아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올랐다. 반면 치즈는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고, 오세아니아 수출 공급량 증가로 가격이 떨어졌다.

한편, FAO는 2023~2024년도 세계 곡물수급과 관련해 생산량은 28억1930만톤(t)으로 2022~2023년도 대비 0.9%(2600만t)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소비량은 28억1040만t으로 1.0%(2870만t)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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