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종 지수 전날 증시 급등 속 4% 넘게 급락
금리 상승 수혜주로서 연준 금리 동결 악재로 작용
“과도한 주가조정”···“3분기 실적 확인해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에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험주는 웃지 못하고 있어 주목된다. 보험주는 통상 금리 하락기에 불리한 업종으로 분류되는 데다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가 차익실현을 자극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저가 매수 기회라는 평가와 함께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 두 달 동안 11% 오른 보험업종, 증시 급반등과 함께 ‘하락’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보험업종 지수는 전날 4.02% 하락 마감했다. 이는 전 업종 지수에서 가장 부진한 것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전날 각각 1.81%, 4.55%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하락폭이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증시가 모처럼 반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보험주의 흐름이 눈길을 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지난 9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각각 10.7%, 20.5%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그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시장이 이를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로 해석하면서 투심이 일부 회복됐다.

보험업종이 힘을 쓰지 못하는 배경에는 금리 인상 수혜주라는 점이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통상 보험사들은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 비중이 높은데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신규 매입하는 채권 이자 수익이 증가한다. 운용 수익이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예정이율보다 높아지면서 수익성 개선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금리 하락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수혜 기대가 다소 가라앉은 것이다.

여기에 그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지수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종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이에 따른 배당 수익 증가 기대에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실제 보험업종지수는 지난 7월 초 15198.47에서 지난달 말 16924.64까지 11.36% 상승했는데 이는 전 업종 중에서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 코스피의 경우 이 기간 11.16% 하락했다.

◇ ‘저가 매수 기회’···‘실적 확인 후 접근해야’ 주장도

보험업종 지수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응법에 대해선 증권사 간 시각 차이가 다소 발생해 주목된다. 고금리 지속 가능성에 보험주의 매력도가 높다는 것에는 비슷한 시각이나, 매수 시기나 눈높이에 관해선 주장이 일부 갈린다. 

SK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반적으로 전날 보험주 주가 하락은 다소 과하다고 판단한다”며 “추가적인 금리 상승이 없더라도 현재 금리 수준이 지속될 경우 보험주를 부정적 관점에서 바라볼 이유는 없다고 보고 과도한 주가 조정은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SK증권은 바뀐 회계 기준으로 인해 금리 안정기 상황에서도 보험사의 투자 손익이 긍정적일 수 있다고 봤다.

하나증권의 경우 다소 보수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 하나증권은 “다음 주 전략으로 낙폭이 과대했던 보험주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으나 그간 수익률이 높았던 점과 3분기 실적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발표 이후에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보험업종과 관련된 정책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보수적 접근 근거로 꼽았다.

한편 이날 보험업종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날 전날 대비 0.38% 상승한 16475.08로 출발한 보험업종 지수는 장중 2.23%까지 하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이날 오후 3시 기준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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