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수요예측 시작해 이달 7일까지 진행
사업 생소하지만 수익성과 성장성에 높은 평가
수요 분산 가능성 및 비교기업 주가 하락은 부담요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온실가스 감축 기업 에코아이가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한 가운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IPO(기업공개) 시장 양극화 속에서 투자자에게 처음 선보이는 탄소배출권 기업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미지수인 까닭이다. 높은 수익성과 친환경 수혜주로 평가된다는 점은 흥행에 긍정적 요인이나 비교기업의 주가 하락은 부담 요소로 분류된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에코아이는 전날부터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한 상태로 이달 7일까지 총 5거래일 동안 수요예측을 이어간다. 에코아이는 지난 3월 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상장을 본격화했고 이달 4일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며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에코아이는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탄소배출권 관련 IPO라는 점에서 시장 관심을 모은다. 2005년 설립된 에코아이는 온실가스 솔루션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이를 판매 및 거래하는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탄소배출권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 메탄(CH), 아산화질소(NO) 등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투자자에게 생소한 사업이지만 이미 높은 수익성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은 흥행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에코아이는 올해 상반기 매출 533억원, 영업이익 19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만 37.1% 수준이다. 성장도 지속되고 있는데 연간 매출은 2021년 270억원에서 지난해 60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엔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연간 매출에 육박한다.
SK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럽 등 세계 시장을 상대로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 탄소배출권 확보 및 친환경 사업으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 중”이라며 “국내에서는 에코아이가 독보적인 실적과 경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IPO 시장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흥행에 우려 요인으로 평가된다. IPO 시장은 지난달 증시 변동성 확대 탓에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이 공모를 철회했고 성장 기대감이 큰 2차전지나 업황 회복국면을 맞은 반도체 업종을 제외하면 흥행 사례가 많지 않았다.
특히 2차전지 관련 기업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LS전선의 차세대 전지 자회사 LS머트리얼즈의 수요예측이 에코아이의 앞뒤로 진행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오는 3일 수요예측이 마무리되고 LS머트리얼즈는 오는 8일부터 수요예측을 시작한다. 두 곳 모두 IPO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으로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비교기업의 주가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에코아이는 기업 가치를 산정할 때 친환경 관련 기업인 에코프로에이치엔과 지앤비에스에코, 미국의 세코 인바이런멘털(CECO Environmental)의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했다. 이들 기업 중 에코프로에이치엔과 지앤비에스에코 주가가 하락한 상태로 수요예측을 시작한 전날 종가는 에코아이의 기업가치 산정에 사용된 기준주가 대비 각각 26.7%, 20%가량 하락했다.
한편 에코아이는 이번 수요예측 이후 오는 10일과 13일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에코아이의 공모 예상 금액은 희망 공모가 밴드(2만8500~3만4700원) 기준 592억~721억원이다. 에코아이는 공모금액을 해외온실가스 감축사업, 연구개발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