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 전망 보고서 연이어 나와···하단 전망치, 현 지수 수준과 비슷
불확실성 확대 속 금리 공포 완화 및 실적 회복, 하단 지지 기대 요인
지수 흐름 관측은 제각각···선호업종으로 반도체 주로 꼽혀 눈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내년 증시 전망과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 하단을 2200으로 설정하는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2300선 안팎에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바닥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지수 흐름에 대해선 ‘상저하고’(上低下高)와 ‘상고하저’(上高下低), ‘N’자와 ‘n’자 패턴 등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내년 유망 업종으로는 반도체를 꼽는 증권사들이 많았다. 최근 재고 소진과 제품가 상승을 근거로 하락 사이클을 끝내고 상승 사이클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선과 화학 업종 역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는 측면에서 증권사 추천 업종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경기 방어주와 성장주 성격을 지닌 헬스케어도 선호 업종으로 자주 언급된 업종이었다.

◇ 증시 불확실성 확대 속 코스피 하단은?···‘2200’이 대세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증시 전망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은 대체로 코스피 하단을 2200에서 2300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스피 하단 전망을 제시한 증권사 11곳 중 하나증권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다섯 곳이 코스피 하단을 2200으로 설정했다. 현대차증권과 한화투자증권, DS투자증권 등 세 곳은 코스피 하단을 2300선으로 제시했다.

이보다 낮은 코스피 하단을 제시한 증권사는 DB금융투자로 2150이 바닥이 될 것으로 봤다. DB금융투자는 PBR(주가순자산비율) 0.75배를 적용해 하단을 설정했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2200을 하단으로 제시하면서 코스피 이익이 정체될 경우 1850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열어 뒀다. 반대로 가장 높은 코스피 하단을 제시한 증권사는 유진투자증권으로 2380선을 하단으로 그었다.

코스피가 최근 2300선 아래로 내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바닥을 다지고 있는 시기라는 풀이가 가능하다. 실제 다수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가 최근 하락폭 정도는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해 말 긴축 발작 격인 증시 패닉 영향을 되돌리는 중립 이상의 주가 흐름 전개를 예상한다”고 밝혔고,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기업이익 수준으로는 현재 주가가 바닥을 지났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내년 실적을 감안할 때 주가는 하단에 접근 중”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밴드 상단 전망과 관련해선 2800 안팎에서 증권사들의 시각이 모인다. 현대차증권,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DS투자증권이 2800을 내년 코스피 밴드 상단으로 제시했다. 유진투자증권과 KB증권도 각각 2870, 2810을 제시하며 2800선까지 상단을 열어뒀다. 가장 보수적으로 상단을 제시한 증권사는 하나증권(2600)이었고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한 증권사는 DB금융투자(2950)였다.  

표=김은실 디자이너.
표=김은실 디자이너.

◇ ‘상저하고’ vs ‘상고하저’···’N자’, ‘n자’ 등 흐름 전망도 나와

코스피의 흐름 전망에 대해선 시각차가 드러나 눈길을 끈다. 코스피가 올해 상반기에 저점을 찍었다가 하반기에 상승한다는 상저하고와 그 반대인 상고하저 의견이 대표적이다. 이는 그만큼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코스피의 상저하고 패턴을 예상한 현대차증권은 내년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와 연착륙 확률에 시장이 주목할 수 있다는 점, 제조 경기회복으로 수출 민감국의 선전이 돋보일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DB금융투자는 내년 상반기 인플레이션 이슈에 영향을 받다가 하반기 펀더멘털 회복으로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봤다.

반대로 신한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재고 순환 사이클 회복 및 반도체 경기 개선 기대감에 지수가 상승했다가 하반기 들어선 미국 대선을 앞둔 경계감과 경기 사이클 하강, 증세 이슈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가 등락에 중요한 연준의 총자산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 외국인 수급 방향 전환 앞두고 있다는 점을 들어 내년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좋을 것이라고 봤다.

이밖에 다양한 지수 흐름을 전망한 증권사도 다수 있었다. 하나증권은 코스피가 ‘하락(1분기 중)→상승(1분기 중~2분기 말)→하락(2분기 말~3분기 초)→상승(3분기 중~4분기 말)’하는 N자형 패턴을 보일 것으로 봤다. KB증권의 경우 실적 전망 하향으로 내년 초 하락 후 연중 상승, 연말에는 다시 하락하는 경로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 불확실성 확대 속 증권사 선호 업종은?

내년 증시 불확실성에 다양한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 전략 역시 증권사마다 제각각이었다. 다만 다수의 증권사들이 반도체와 화학, 조선, 헬스케어 등을 선호 업종으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증권은 반도체 업종이 ‘재고-출하’ 사이클에서 가장 먼저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메리츠증권도 “밸류에이션 상승 여력이 부족한 국면에서 시장을 이끌 변수는 ‘이익’”이라며 반도체를 투자 매력 업종 중 하나로 꼽았다. 하나증권과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도 내년 유망업종들을 설명하며 반도체를 넣었다.

화학과 조선 등 업종도 증권사들이 유망하다고 본 업종이다. KB증권은 ‘매출이 나올 업종 중 이익률이 바닥이거나 이미 올라가고 있는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익률이 바닥인 업종 중 하나로 화학을, 이익률이 올라오고 있는 업종 중 하나로 조선을 꼽았다. DS투자증권은 턴어라운드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유틸리티와 함께 화학 업종을 제시했다.

증권사들은 경기방어주와 성장주 성격을 지닌 헬스케어 업종도 관심에 둬야한다고 봤다. 한화투자증권은 “현재 헬스케어는 2차전지 탓에 과도한 무관심 영역에 있다고 판단”한다며 정부 지원을 업은 헬스케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은 내년이 헬스케어 산업의 도약기라고 봤고 유진투자증권은 경기방어주인 헬스케어의 실적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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