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개월간 판매성과, 전년비 30%↓···“하반기엔 회복 중”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전략 고수···“고객 유지비 인하 고민”
내년 신차 출시 예고···“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 추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폭스바겐 코리아가 올해 들어 각종 시장 변수로 부진했던 실적을 딛고 내년 고객에게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데 힘쓸 계획이다. 숫자나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부분 뿐 아니라 독일 브랜드의 장인정신으로 차 곳곳에 깃든 프리미엄을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알린다는 전략이다.
◇리콜·생산차질·경기둔화···“올해 어려움 가중”
폭스바겐 코리아는 지난 26일 경기 양평군에서 2023년형 ID.4 시승회를 열고 취재진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이 이날 시승회 현장에 참석해 취재진을 만나 올해 사업 경과를 되돌아보고, 내년 전개할 사업 계획 등을 소개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폭스바겐 코리아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개월간 696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만56대보다 30.7%나 감소했다. 신차 인증 문제로 출시 일정을 자발적으로 미룬 한편 공급망 이슈로 수입 물량 배정이 어려웠던 것이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둔화로 수입차 수요가 다소 위축된 점도 경영 악화에 한몫했다. 같은 기간 KAIDA 회원사 전체 판매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한 19만7742대를 기록했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올해 글로벌 경제가 고금리, 고물가 기조로 인해 굉장히 어려웠고 한국은 이에 더해 부동산 시장 불안정 등이 겹쳐 어려움 가중된 것 같다”면서도 “상반기 세일즈 하향세를 보였는데 하반기 들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예년 판매치를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한국으로 들어오는 폭스바겐 차량의 원산지에서 각종 이슈로 생산차질을 빚은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엔데믹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 같다”며 “동유럽 홍수로 일부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는 등 물류 운송 체계가 온전히 복구되지 못했기 때문에 과거만큼 물류가 심리스(원활)하게 이뤄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스키지안 사장 “이용경험 확산시켜 가격 합리성 설득”
폭스바겐 코리아는 현재 직면한 고물가 기조가 앞으로도 신차 판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업황 속에서 브랜드 차량 곳곳에 숨어있는 장점을 고객에게 알리며 가격의 합리성을 납득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취임 후 그간 낮은 가격 장벽과 이에 비해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차량으로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Accessible Premium)을 제공하려 했다. 실제 준중형 세단 제타나 해치백 골프,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 등 모델은 폭스바겐을 수입차 입문 브랜드로 발돋움시킨 효자 모델들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협력 중인 차량 전문 금융사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와 협업해 하반기 일몰된 개별소비세 제도와 동등한 수준의 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등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힘써왔다. 이 같은 전략 기조를 내년에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폭스바겐 차의 차별점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엔지니어링 기술이 담긴 채 (현지에서) 직배송된다는 점”이라며 “스펙에 적히지 않은 부분도 큰 차별점인데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에게 시승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이와 함께 국산차 못지 않을 정도로 다채로운 차종의 신차를 들여와 많은 고객들 각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점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이날 현재 세단 2종, 해치백 2종, SUV 4종 등 8종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가성비 수입차의 대명사인 토요타, 혼다와 동등한 규모고 동급의 유럽 브랜드 중에서는 최다 수준이다.
◇내년 각종 신차 출시 예고
아스키지안 사장은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 신차를 출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반면 서비스 네트워크는 현재 충분한 것으로 보고 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 디자인, 품질, 주행경험, 총소유비용에서 차별화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선보일 것”이라며 “서비스센터는 현재 33곳으로 그간 판매한 차량 수나 고객 위치와의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규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관점에서, 전기차나 가솔린차 뿐 아니라 디젤 차도 지속 판매할 계획이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를 찾는 고객이 있는 상황을 사업에 십분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전동화 전략의 호흡을 길게 가져가겠다는 폭스바겐 글로벌 본사의 방향성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지금은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기이지만 앞으로 10년간 전환에 필요한 과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하루아침에 전기차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폭스바겐 코리아도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모델을 판매하며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