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승인 시 의료 기관서 줄기세포 시술 바로 가능
강스템바이오텍, 국내 제조시설 인증받아 일본에 공급 목표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기업이 정부 승인 시 의료기관에서 바로 줄기세포 시술이 가능한 일본 진출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전세계에서 줄기세포치료제 연구와 개발이 가장 활발한 두 곳으로 꼽힌다.
27일 강스템바이오텍은 일본 재생의료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올해 내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제조시설 인증을 받아 내년부터 일본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다음달 8일부터 이틀간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가 특정세포가공물 제조인정을 위한 시설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재생의료를 국가 성장동력산업으로 규정한 일본은 후생노동성의 '특정세포가공물 제조시설 인정'만 받으면 이를 활용해 의료기관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할 수 있다. 해외 줄기세포 제조시설도 제조인정 대상에 포함된다. 한국의 제조 배양시설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한 뒤 일본 의료기관에 공식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강스템바이오텍은 실사를 거쳐 제조시설로 인정받은 후, 일본 의료기관에 줄기세포를 배양해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내 일본 허가 당국의 승인을 받고 내년 초 사업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이뤄질 다음달 PMDA 실사에서 일본 제약품질 관리부 전문가들이 직접 한국을 찾는다. 실사를 통해 품질경영시스템(QMS)을 기반으로 무균제조시설, 세포보관시설, 품질관리시설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제조와 품질프로세스 전반을 살펴볼 예정이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일본에서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강스템바이오텍의 GMP 센터에 실사를 나온다”며 “국내시설을 조사해서 특정 가공물에 대한 인증을 받는다면, 여기서 배양, 가공한 세포를 일본 의료 기관에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의료기관으로부터 지방 조직을 제공받아 국내 줄기세포 GMP 센터에서 지방 줄기세포를 분리·배양한 뒤 동결해 다시 일본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지방 조직을 채취해 강스템바이오텍에 주면, 저희가 지방에서 세포를 배양하고 가공해 치료용으로 쓸 수 있게 일본에 전달한다”며 “이는 일본 의료기관에서 사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줄기세포 활성화법'을 만들어 의료기관이 제출한 제공계획을 정부가 승인하면 바로 시술이 가능하도록 제도화했다. 정부의 허가를 받으면, 의사는 지정된 기관에서 원하는 지방 또는 골수를 배양해 곧바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다.
그는 “국내는 의료기관에서 줄기세포를 일반 환자에게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일본은 의료기관에서 허가를 받는 경우 의사의 판단하에 환자에게 재생의료로 사용이 가능하다”며 “시설 인증을 받고 의료기관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급을 통한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본과 한국은 전세계에서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가 활발한 나라로 꼽힌다. 전세계에 허가받은 줄기세포 치료제도 대부분 한국산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상업적 성과는 아직이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줄기세포 치료제 4개 제품 중 상업적 성과를 낸 것은 11년간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 정도다.
시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전세계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이 2017년 기준 1.5조원 수준이라는 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한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단점은 약물로써 레퍼런스가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효능 입증이 어렵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본 진출, 일 파트너사와의 협력 체제 구축이 줄기세포 치료제에 활로를 공급할지 주목된다. 실제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인 다수 국내 기업은 일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연구개발(R&D) 기업 입셀은 일본 ‘iPS 아카데미아 재팬(iPS Academia Japan)’과 iPSC 상업화에 대한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유도만능줄기세포(hiPSC) 유래 및 오가노이드 기업 넥셀은 지난 8월 일본 최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시믹홀딩스와 전략적 투자 및 사업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3월 일본 제약사에 배아줄기세포 분화기술을 424억원에 수출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인체골수줄기세포 배양액을 이용한 스킨케어 브랜드 iroro nuvon의 일본 진출과 관련한 첫단계로 메디컬·드럭스토어 유통 전문 기업인 이즈블랑과 일본 시장 공급·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