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연간 매출 4000억원 달성 전망···북미 진출 예정
2019년 리브랜딩 작업 통해 젊은 이미지로 개선
서울 용산 소재 복합문화공간 '에버그린 에너지' 전시회 개최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코오롱인더스트리패션부문(코오롱 FnC)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에 나선다. 지난 2019년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통해 젊은 이미지로 거듭난 코오롱스포츠는 향후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북미 지역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26일 코오롱FnC는 코오롱스포츠 론칭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오롱스포츠의 역사를 되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경애 코오롱FnC 부사장은 코오롱스포츠를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부사장은 “올 상반기 중국에서 2000억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올해 목표인 4000억원도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웃도어의 본질을 보여주는 코오롱스포츠는 이제 글로벌 브랜드의 도약을 위해 북미 지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넘어 세계로···코오롱스포츠, 북미까지 손 뻗는다
코오롱스포츠는 지난 2017년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인 ‘안타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중국에 진출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중국에서 4000억원 매출을 달성할 예정이다. 이를 국내 매출과 합치면 올해 코오롱스포츠의 매출은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코오롱스포츠는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안타그룹과의 협업이 큰 도움이 됐다. 안타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고가 브랜드 아크테릭스 매장 인근에 코오롱스포츠 매장을 내고, 제품 가격을 한국보다 높게 책정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다.
코오롱스포츠는 현재 중국의 백화점, 대형몰 등에 16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팝업 매장 오픈 등을 통해 꾸준히 중국에서 인기를 늘려갈 계획이다. 2~3년 내 중국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다.
또 향후 중국에서 트레일 러닝 등으로 분야를 넓힐 예정이다. 양선미 코오롱스포츠 기획팀장은 “트레일 러닝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중국에서 관련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 중이다. 코오롱스포츠가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근간으로 둔 만큼 (관련해서) 지속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현재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훈 디지털마케팅실 상무는 “한국과 다른 북미 환경에 맞는 상품과 관련 R&D 기술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R&D에서 소재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북미 시장은 카테고리가 세분화돼 있으며, 카테고리마다 톱티어 브랜드가 다수 포진돼 있다”며 “카테고리별로 포진된 상품과 경쟁해 코오롱스포츠가 최고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때문에 상품력을 높일 수 있는 R&D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상무는 경량텐트, 경량등산스틱, 경량백팩 등 백패킹 카테고리를 예로 들었다. 북미 현지 기업들은 백패킹 카테고리 제품의 기능 하나하나를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코오롱스포츠는 기능적인 우월함과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을 동시에 제공하는 경량화 의류, 신발 등으로 상품 구성을 확장해간다는 계획이다.
◇ 리브랜딩 성공한 코오롱스포츠, 공간 마케팅 지속
코오롱스포츠는 1973년 론칭된 국내 최초 아웃도어 브랜드로, 코오롱Fnc의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브랜드다. 코오롱스포츠는 2010년대 초반 아웃도어 브랜드의 유행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으나, 유행이 저물며 인기도 사그라들었다. 이와 동시에 코오롱FnC의 매출도 감소했다. 지난 2014년 1조2490억원에 달했던 코오롱FnC의 매출은 2019년 9729억원으로 감소했다.
위기감을 느낀 코오롱스포츠는 2019년 브랜드 리브랜딩을 시작했다. 올드한 이미지를 젊게 바꾸는 것에 주력했다. 20·30세대 타깃의 의류를 선보이고, 모델로 MZ세대에 인기가 높은 배우 김태리를 발탁했다. 특히 MZ세대와의 접촉을 늘리기 위해 공간 마케팅에 집중했다. 젊게 변화한 코오롱스포츠를 소비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솟솟618', '솟솟리버스' 등 콘셉트 스토어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코오롱스포츠는 올드한 이미지를 걷어내고 젊은 이미지로 인식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캠핑 등을 즐기는 MZ세대가 코오롱스포츠에 주목했다. 그 결과 지난 2021년 실적 반등에도 성공했다. 코오롱FnC의 매출은 2020년 8680억원에서 2021년 1조181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70억원 적자에서 385억원 흑자로 전환됐다.
코오롱스포츠는 앞으로도 MZ세대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공간 마케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일환으로 이날 론칭 50주년 기념 브랜드 전시회를 공개했다. 서울 용산 소재 복합문화공간 레이어20의 2개층에 ‘에버그린 에너지’를 테마로 준비된 이번 전시회는 코오롱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전시장 1층은 코오롱스포츠 50주년 특별 에디션과 상록수 숲길, 바람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키네틱 아트 등을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2층은 코오롱스포츠의 50년 역사와 그간의 상품들을 직접 볼 수 있게끔 구성됐다.
한 부사장은 “코오롱스포츠는 마치 상록수와 같이 한결 같은 모습으로 50년을 지나왔다. 고성장을 이룬 대한민국의 다양한 시간을 지내온 저력으로 코오롱스포츠는 미래의 50년을 위한 출발점에 선 것”이라며 “끊임없는 혁신과 꾸준함으로 항상 고객을 감동시키는, 감탄하게 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