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기자간담회서 "자금 준비 충분 합병 불확실성 끊었다"
"내년 제약도 합병···신약 짐펜트라 선두로 2025년까지 바이오시밀러 5개 품목추가"
"2030년 신약매출 5조원, 전체매출 12조원···EBITA 3조 때 R&D에 최소 1조원 투자"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추진 중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연내 잘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음을 밝히며 양사합병의 변수로 지적됐던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또한 향후 비전과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25일 서정진 회장은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합병의 의의와 향후 전략을 밝혔다.
◇"충분한 자금 확보했다···합병 연내 잘 마무리할 것"
서 회장은 특히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의 불확실성 해소를 자신했다.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다며 합병이 본격화된 뒤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대해 “불확실성을 끊었다”고 했다.
그는 “(합병에 반대를 한 분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다 행사한다 하더라도 그만큼의 자금이 준비돼있다”며 “그래서 그게(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합병의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주식매수청구권 최대한도에 대응 가능하도록 자금 준비를 마친 상태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 정도 수준까지 많이 들어올 것 같지 않지만, 불확실성은 끊는 게 낫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3일 인천 송도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사 간 합병 안건을 가결했다. 주총에서의 승인은 무난하게 이뤄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참석 대비 찬성비율 95.17%, 셀트리온은 참석 대비 찬성비율 97.04%로 가결됐다. 회사는 오는 12월 28일 합병을 목표로 한다.
다만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주주는 23일부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주식매수청구권이 합병 성공을 무산시키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 측에 자신의 보유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사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로, 청구권 행사 규모가 회사에서 준비한 1조 원을 크게 넘는다면 무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합병이유에 대해서는 “기존 주주들이 원했고, 미래 투자자들이 원했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주주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합병효과로는 개발과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원화를 통해 원가율을 절감할 수 있으며 회사를 둘러싼 잡음을 끊고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합병이 연내에는 잘 마무리될 것”이라며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셀트리온의 향후 비전과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먼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통합된 상태에서 6개월 내 셀트리온제약 합병에도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년에 제약까지 합병을 통해 종합 제약회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2030년까지 12조원 매출 달성···바이오시밀러 22개 확보"
구체적인 매출 목표치도 밝혔다. 2030년 22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과 신약을 통해 12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내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통합된 상태에서 3조 5000억원의 매출과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A) 1조 7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최근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를 선두로 2024~2025년 바이오시밀러 5개 품목을 추가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짐펜트라의 가격과 관련해선 “신약 프로세스로 런칭한 만큼, 짐펜트라의 현지 경쟁제품인 다케다의 엔티비오와 수준과 비슷한 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다케다 엔티비오의 연간 약값은 10만 달러 수준이다.
그는 “그러면 유럽에서의 램시마SC 가격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이미 현지 미국 페이어(Payer)들과 협상을 시작한 상태로 연내 협상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짐펜트라의 구체적인 매출 목표치도 제시했다. 그는 “미국 내 염증성장질환(IBD) 환자수가 300만 명 정도인데 램시마를 맞는 환자가 27만 명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서유럽 통계를 보면, 2년 만에 기존 램시마 환자의 40% 정도가 램시마SC로 넘어온 것을 확인했다”며 “(미국) 27만 명 중에도 40% 정도가 3년 안에 넘어올 것이라 본다”고 했다.
피하주사(SC)의 편의성을 통해 환자를 유인할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다. 그러면서 “짐펜트라 하나만 본다면 최대 7조원 매출까지 볼 수 있는 제품”이라며 “보수적으로 잡아도 3년 내 3조원까지는 매출을 일으킬 수 있겠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내년 엔티비오와의 비교 임상을 통해 경쟁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2030년 바이오시밀러를 22개까지 확대하고 짐펜트라 등 신약을 앞세어 12조 원의 매출을 거두겠다는 목표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매출 목표는 아주 보수적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제가 직접 만들라고 했으면 숫자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표 매출액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먼저 “젬핀트라로 2030년까지 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바이오시밀러를 해보니 생선 장사하고 비슷하다”며 “마릿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바이오시밀러는 한 제품을 4000~5000억원 정도라고 보면된다”며 “올드제품(출시된 지 시일이 지난 제품)은 2000~3000억원 대로 보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이프라인이 11개라면 5조원 이상되는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2030년 바이오시밀러가 22개가 되는 점을 고려해 해당 액수가 나왔다고 했다.
◇"이중항체·mRNA등 4개 플랫폼 확보나서···신약매출 5조원 목표"
짐펜트라를 포함해 2030년 ‘신약 매출 5조원’ 목표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항체 치료제, 이중항체, ADC, mRNA 등 4개 플랫폼 확보에 나서고 있다. 서 회장은 “현존하는 가장 유망한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며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면 그것도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 라니 테라퓨틱스와 협업하고 있는, 먹는 항체 치료제는 지난달 호주에서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 기반의 임상 1상을 시작했으며, 내년 1분기에 결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시너지 발생이 가능하다면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역시 추진 가능하다고 했다.
R&D 투자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BITA의 3분의 1 이상은 R&D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EBITA가 늘어남에 따라 R&D 예산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엔 EBITA 3조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데, 3조원이 되면 미니멈(최소) 1조원을 R&D에 쓰려고 한다”고 했다.
파이프라인 확대에 따른 생산력 확대 계획도 있다. 그는 “현재 송도에서 3공장까지 완공한 상태로 2030년까지 예상 생산물량 대응엔 어려움이 없으며 완제공장 생산력 확충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면서도 “증설 필요가 있다면 사전에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에서 현지 공장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구체화 되면 그 역시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안전도를 이유로 적정량의 위탁생산(CMO)은 사용하지만, 내재화가 기본 전략이며, 관련한 선투자가 진행돼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이 지분 98.5%를 가진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지주사)의 상장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셀트리온홀딩스가 상장하면 전략적 투자가 중심이 돼 바이오헬스케어에 투자하는 투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