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순익은 8.2% 증가···이자이익 덕분
분기 기준으론 8.4% 감소···유가증권 실적 부진
보험 제도변경으로 710억원 손실 발생도 영향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9개월 동안 거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리딩금융’ 왕좌를 차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하지만 3분기 실적 자체는 직전 분기와 비교해 많이 줄었다. 유가증권 실적과 수수료수익이 크게 줄어든데다 금융당국의 보험사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충격이 더해진 결과다.
KB금융은 24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 늘어난 4조3704억원이라고 발표했다. KB금융은 상반기 인도네시아 법인인 KB부코핀 관련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은 결과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충당금을 1조원 넘게 적립했다. 하지만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을 통한 대규모 이익을 거두면서 실적 성장이 가능했다. 호실적의 핵심 요인은 단연 이자이익이다.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다만 3분기 순익 자체는 1조3737억원으로 직전 분기(1조4991억원) 대비 8.4% 줄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또 KB손해보험이 금융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반영하면서 약 71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3분기 기타영업이익은 23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3722억원)과 비교해 약 400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3분기엔 수수료이익(9014억원)도 전 분기 대비 5.3% 감소했다. 증권 수탁수수료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 분기 대비 투자금융(IB)수수료 및 신탁수수료가 줄어든 결과다. 반면 3분기 비용 항목은 모두 줄었다. 일반관리비는 1조5647억원으로 2분기 제세공과금 납부 등 계절적 영향이 소멸되며 전 분기 대비 1.8% 감소했다. 대손충당금(4486억원)도 같은 기간 31% 크게 줄었다. 2분기에 인도네시아 KB부코핀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기에 발생한 기저효과다.
그룹 건전성은 다소 악화됐으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그룹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48%로 직전 분기 대비 0.04%포인트 소폭 올랐다. 다만 NPL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180.4%로 직전 분기 대비 20%포인트 가까이 크게 감소했다. 그룹 BIS자기자본비율은 16.76%,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13.70%로 직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기준 순익은 2조8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크게 늘었다. 9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 잔액은 336조원으로 6월 말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 중 대기업여신은 회사채 발행시장 위축과 전반적인 대출수요 증가로 6월 말 대비 8.9% 큰 폭으로 성장했다.
KB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순익은 6803억원으로 같은 기간 2.8% 감소했다. 실손보험 계리적 가정 변경에 따른 710억원의 손실로 보험영업이익이 10% 크게 줄었다. 하지만 투자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세 배 넘게 늘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9월 말 기준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약 9조2000억원원으로 전 분기 대비 약 9.3% 크게 늘었다.
KB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18.9% 늘어난 361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수탁수수료 확대와 소매채권 중심의 자산관리(WM) 금융상품 판매 증가 덕분이다. KB라이프생명은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어난 2804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CSM확대를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한 결과다. 이와 함께 시장금리 하락 및 주가 상승으로 투자손익이 크게 늘어난 점도 실적 성장의 주요 원인이다. 반면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22.7% 크게 줄어든 2724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고금리 경향이 이어지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난 동시에 충당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한편, KB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날 3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 510원을 결의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잡힌 성장과 비이자수익 확대 및 판매관리비 통제를 통해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월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8월부터 신탁계약방식에 의거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으며, 매입이 완료되는 대로 소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