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여의도 일대서 ‘롱기스트런 2023 파이널런’ 진행
급작스런 우천에 천막 비우고 비 피할 수 있게 조치해 참가자 체온 유지 만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친환경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기획한 마라톤 대회 ‘롱기스트런’을 올해 서울에서 여덟 번째 개최했다. 현대차는 러너(runner)들 사이에서 어엿한 대회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롱기스트런을 통해 참가자들의 ‘러닝 욕구’를 충족시킨 동시에, 친환경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중이다.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진행된 ‘롱기스트런 2023 파이널런’에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앞서 앱을 통해 일정 시간 이상 달리기를 실시하는 과제를 완수하거나, 기부 명목의 비용을 지불한 참가자 8000명이 모여 함께 달리는 이벤트다. 현대차는 운동 앱 ‘런데이’를 활용해 달리기 과제를 각자 수행한 러너들에게 롱기스트런의 기획 목적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기부 기회를 제공하며 행사 취지를 살렸다.
◇뛴지 얼마 안 지나 비, 참가자들 추위 속 질주
이날 오전 7시경, 달리기가 시작되는 서울 여의도공원은 10도의 낮은 기온을 보이는데다 먹구름까지 껴 쌀쌀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긴 상의·하의를 입은 채 속속 출발 장소로 모였다. 그들은 또한 현대차가 파이널런 참가자들에게 사전 증정한 흰색 반팔 티셔츠를 입어 대회 참가자라는 점을 드러내 보였다. 해당 티셔츠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 젝시믹스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제작 과정상 탄소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제품으로, 이번 대회 취지와 조화를 이뤘다.
7시 30분, A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의 출발로 달리기가 시작됐다. 이번에 참가한 10㎞ 코스는 여의도공원 옆 차도에서 출발해 서울교를 건너기 전 우회전한 후 국회의사당을 끼고 돌아 서강대교를 건넌 후 다시 되돌아오는 구간으로 구성됐다.
해당 코스는 앞서 진행됐던 롱기스트런 파이널런이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마라톤 대회 ‘기브앤레이스’, 서울마라톤에 참가하며 달려봤기 때문에 각 구간이 눈에 익었다. 익숙한 길을 달리면 낯선 곳에서 뛸 때보다 심적 부담이 덜하고 기록에도 이로운 법.
하지만 달리던 중 변수가 발생했다. 출발한 지 20분쯤 지났을 무렵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온몸이 흠뻑 젖을 정도로 내렸다. 서강대교를 지나 반환점을 돌 때쯤에는 빗물이 앞을 가려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할 정도였다. 배번호 종이는 처음에 빗방울과 부딪쳐 툭툭 소리를 내다가 아예 눅눅해져 버렸다.
다행히 어느 정도 뛰어 체온이 올라간 상태였기 때문에 달리는 동안에는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곳곳에 물이 고인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찰방거리며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묵묵히 달렸다. 길 중간에 마련된 음료 제공대는 낮은 기온과 높은 습도 때문인지 한산했다.
여의도 공원에 다시 돌아오니 간단한 음식과 메달을 배부하는 부스보다 탈의실과 물품 보관대가 더욱 붐볐다. 처음 출발지로 올 때 입었던 외투를 얼른 입어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서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는 날숨마다 입김이 함께 나왔다.
◇현대차, 천막 비우고 참가자들 비 피하게 도와
이 때 현대차는 공원 좌우에 설치한 천막에서 진행하고 있던 각종 이벤트 진행용 전시물을 옮기고 참가자들이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신속히 움직였다. 진행자는 마이크를 통해 “모든 천막 아래에서 비를 피할 수 있도록 했으니 체온 유지에 신경써 달라”고 연신 안내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달리기 종료 후 현장에서 배번호 추첨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럭키 드로우 이벤트를 열지 않고 추후 당첨자를 별도 공지하기로 결정했다. 추운 날씨 속 이벤트 참가자들의 건강을 고려한 조치다. 현대차의 결단 덕분에 많은 참가자들은 추위 속에서도 행사장을 곧장 이탈하지 않고 좀 더 남아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친환경 분야 사업체를 소개하는 부스를 둘러봤다.
초반에 출발한 참가자들이 도착했을 시간인 오전 8시 30분 경 비가 그치고 햇빛이 비치기 시작했지만 날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럼에도 참가자들은 밝은 표정을 한 채 서로 기록을 공유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 바빴다.
이날 달리기에 참가한 직장인 김철한(35)씨는 “마라톤 대회를 알아보던 중 SNS를 통해 롱기스트런을 알게 돼 이번에 처음 참가했다”며 “비가 와서 힘들었던 것을 제외하면 행사가 모두 매끄럽게 진행돼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8년간 참가자 21만명 돌파 “친환경 기업 현대차 떠올라”
현대차는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다양한 달리기 참가 방식을 기획하며 8년간 쉬지 않고 롱기스트런을 진행하며 대회를 톡톡히 알린 모양새다. 현대차는 지난해까지 7년간 롱기스트런을 진행하며 21만여명의 참가자를 모았고 640만㎞의 달리기 거리를 확보했다.
현대차는 누적 달리기 거리에 비례해 나무를 심고 재원을 확보해 트랙, 벤치 등을 업싸이클링 방식으로 제작하며 친환경 사회공헌을 실시했다. 현대차는 이번 현장에서도 환경을 생각하고 보호하기 위해 힘쓰는 기업의 존재감을 높이는 성과를 거둔 모양새다.
가족과 함께 현장을 찾은 40대 이윤희씨는 “2019년 대회 때 참가해 뛰었는데 이번에는 아이를 함께 데려와 부스를 둘러보고 달리기는 남편만 참가했다”며 “롱기스트런 참가를 통해 친환경 가치를 지향하며 이번 대회를 진행한 기업으로서 현대차를 새삼 떠올리게 되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