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 ELS, 연 8~9%대 수익률에 40% 녹인 상품 다수 나와
“글로벌 증시 이미 많이 하락···매력적인 ELS 추려낼 때”
금리 상승 및 중동 정세 악화 등 리스크 여전해 난이도 높다는 평가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에 ELS(주가연계증권) 수익률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지수로 구성된 지수형 ELS 중에서는 연 9%대 상품도 발행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증시가 이미 대폭 하락한 상태라는 점에서 투자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탓에 투자 난이도가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ELS 발행 금액(공모+사모)은 9조92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조9194억원 대비 25.3% 증가한 수치지만 직전 분기(12조1921억원) 대비로는 18.6% 감소한 규모다. 지난 3분기 중 증시 조정이 발생한 것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예탁결제원.
자료=예탁결제원.

그러나 다시금 ELS에 투자자 관심이 높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LS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통상 증권사들은 저점매수와 고점매도 방식의 헤지(위험회피) 전략을 쓰는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이들의 ELS 운용 수익이 증가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높은 수익률을 내건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실제 주가지수로 구성된 지수형 ELS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내건 상품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이 최근 청약을 마감한 ‘제2705회파생결합증권’의 경우 S&P500, 니케이225,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연 8.8% 수익률을 내세웠다. 이 ELS는 첫 조기상환 조건이 88%이고 녹인(knock-in·원금손실구간)도 45%로 일반적인 지수형 ELS보다 안정성을 더했다.

지난 8월만 하더라도 같은 기초자산으로 구성된 ELS는 수익률이 7% 수준이었다. 지난 8월 초 발행된 ‘TRUE ELS 제16299회’는 S&P500, 니케이225,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해 연 7% 수익률을 제시했다. 이 ELS는 노녹인(NO knock-in) 상품이지만 첫 조기상환 조건이 95%로 최근 나온 ELS 대비 조건이 불리했다.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나 코스닥150을 포함한 ELS는 수익률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TRUE ELS 제16500회’는 HSCEI, S&P500, 유로스톡스50을 기초지수로 연 9% 수익률을 제시했다. 이 ELS의 녹인은 기준은 40%다. 녹인이 40%인 키움증권의 ‘제2708회파생결합증권’은 S&P500, EUROSTOXX50에 코스닥150을 더해 연 9.5% 수익률을 내걸었다.

주가지수와 일반 종목을 섞은 혼합형의 경우 기대 수익률이 15%를 넘어서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B증권의 ‘KB able ELS 제3177호’는 유로스톡스50과 S&P500에 LG화학을 기초자산으로 연 15.5% 수익률을 내세웠다. 첫 조기상환 조건이 최초 기준가격의 90%이며 녹인은 45%다. 

최근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내다볼 경우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미 일각에선 증시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최근 증시 조정으로 이미 알려진 악재는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S&P500 기업의 수익 전망치가 개선되고 있고 국내의 경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나타나고 있어 비관 속에서도 투자 심리가 좋아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증시의 하방 리스크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ELS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국채가격 상승과 잡히지 않는 물가 수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글로벌 증시가 강세 전환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며 “글로벌 증시의 조정이 길어지면 과거 발행된 홍콩H와 유로스톡스50 지수 관련 ELS에서 일부 조기상환 실패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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