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반대의사 통지기한 20일 마감···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건 처리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합병 찬성 권고···5%이상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시 무산 우려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일단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하면서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안 승인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모두 소액주주들의 비중이 높다.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그룹 측이 준비한 1조원을 크게 뛰어넘는다면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 합병반대 접수 마감 D-1···주주총회 앞두고 긴장감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9월 25일부터 합병에 반대하는 셀트리온 및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합병 반대 의사 접수가 이달 20일자로 마감된다.
앞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8월 17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결정할 임시주주총회는 이달 23일 열릴 예정이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병을 결정할 권리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권리는 9월 1일 주주 기준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반드시 주주총회 이전에 합병 반대 의사를 앱 등을 통해 서면으로 통지해야 권리가 생긴다. 그리고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반대표를 행사하거나 기권해야 한다. 찬성표를 던질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권리는 소멸된다. 합병 반대의사를 통지하고 주주총회에서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주주들은 합병안건이 통과될 경우 주주총회가 열리는 이달 23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일단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기존 주주들은 보유주식 대비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15만813원이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제시한 가격은 6만7251원이다. 하지만 합병 발표 이후 주가는 줄곧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밑돌았다. 이날 셀트리온은 14만2300원으로 장을 마쳤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6만36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각각 1000억원, 45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지만 주가부양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합병안건은 '통과 유력'···주식매수청구권은 '예측 불가'
합병은 특별결의 안건이기에 주주총회에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표가 필요하다.
일단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이 잇따라 합병에 찬성할 것을 권고하면서 주주총회에서 합병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합병에 찬성 입장을 밝혔고 국내에서도 한국ESG기준원과 한국ESG연구소가 합병 안건 찬성을 권고했다. 의결권 자문사들이 합병 찬성을 권고하면서 다수의 패시브 자금이나 기관 등이 찬성표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에서 합병안건이 가결되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최대 변수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셀트리온그룹의 수용가능 금액을 넘어선다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당시에도 1조3600억원을 주식매수청구권 자금을 준비했지만 행사금액이 1조6298억원에 달하면서 합병이 무산된 바 있다. 2019년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 당시에도 주식매수청구권 자금으로 1800억원을 준비했지만 4500억원에 달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이 신청되면서 합병이 철회됐다.
셀트리온은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단기신용등급 A1을 평가받기도 했다. 단기신용등급 평가는 기업어음을 발행하기 위한 절차다.
하지만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소액주주 비율이 높은 편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이 수조원에 달할 수도 있어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소액주주 비중이 66.43%(9353만9952주)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올해 상반기말 기준으로 56.42%(9048만8570주)에 달한다. 단순 계산으로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최대 14조107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주들은 최대 6조854억원을 신청할 수 있다. 총합은 20조원가량이니 5%이상 주주만 반대하면 1조원을 넘는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현재 주가보다는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1조원 한도는 필요에 따라 확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실적보다는 합병 성사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