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이달 17일까지 392.19% 상승으로 전 종목 중 1위
초전도체 한풀 꺾였다는 평가에도 이달 12일엔 사상 최고가
2차전지 종속회사, 로봇 테마 사업 조명···3대주주 차익실현은 악재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초전도체 테마로 급등했던 신성델타테크가 하반기 주가 상승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어 주목된다. 이슈가 가라앉으면 주가가 하락하는 일반적인 테마주와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인 것이다. 자회사 상장과 로봇·2차전지 사업이 조명받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요주주는 연이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어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1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올해 하반기 들어 전날까지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392.19%를 기록한 신성델타테크였다.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 2위인 포스코DX의 260%에 큰 폭으로 앞서는 수치다. 신성델타테크는 이 같은 상승세로 시가총액만 1조4000억원을 넘긴 상태다.
신성델타테크는 초전도체 테마로 올해 하반기부터 급등한 종목이다. 지난 7월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 ‘LK-99’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신성델타테크가 대표주로 분류됐다. 신성델타테크는 초전도체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회사 엘앤에스(L&S)벤처캐피탈을 통해 퀀텀에너지연구소에 투자했다는 이력이 부각된 것이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초전도체 테마가 힘이 빠졌음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이다. 대다수 초전도체 테마주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원회와 네이처 등이 LK-99의 초전도성을 비관하는 시각을 연이어 내놓은 8~9월 사이 연고점을 기록하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달 들어 다시금 초전도체 이슈가 불거지며 상승하긴 했으나 이전 주가를 넘어서진 못했다.
반면 신성델타테크는 이달 12일 장중 6만9600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모습을 보였다. 초전도체 이슈가 한창이던 8월 23일 장중 기록한 6만8300원보다 높은 주가 수준이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5만원대로 내려앉긴 했지만 초전도체 테마 열풍이 불기 이전 주가가 1만원 초반 수준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폭은 크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종속회사의 상장 이슈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신성델타테크가 25.4% 지분(공모 후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신성에스티는 이달 1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이 회사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2차전지용 버스바(Busbar) 및 배터리 모듈 케이스 등이 주력 제품이다.
특히 신성에스티는 흥행에도 성공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달 초 끝난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58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범위(2만2000~2만5000원) 최상단을 초과한 2만6000원으로 확정했다. 이후 이달 11일 열린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경쟁률 1891.4대 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으로 12조3000억원을 모집했다. 청약 증거금의 경우 올해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필에너지(15조7578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금액이다.
2차전지뿐만 아니라 로봇 테마에 속한다는 점도 신성델타테크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성델타테크는 지난해 11월 로봇사업부를 신설하며 로봇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전자제품생산서비스) 사업 확장에 나선 상황이다. 하나증권이 올해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성델타테크는 LG전자의 로봇청소기 양산 및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빈’과의 협업 등으로 로봇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3대 주주가 주식을 연이어 처분했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모인다. 신성델타테크의 합작사이자 일본 소재 법인인 고목델타화공은 장내 매도를 통해 지분이 11.02%에서 9.7%로 줄었다고 전날 공시했다. 고목델타화공은 초전도체로 신성델타테크의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 8월에도 1%포인트가 넘는 지분을 처분한 바 있다. 주요 주주의 지분 매도는 일반적으로 주가에 악재로 분류된다.
한편 이날 신성델타테크의 주가는 전날 대비 1.12% 하락한 5만30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장중 7.37% 하락한 4만9650원까지 내렸다가 이날 오후 2시 10분 기준 5만원대를 다시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