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신안 '소금·퍼플섬'에서 영감 받은 이색 맥주
짠맛·단맛·신맛·쓴맛 모두 느낄 수 있어···신비로운 보라색 맥주 눈길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한국 1세대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가 전라도 신안 '퍼플섬'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맥주를 선보였다. 신안 지역 특산물인 소금을 활용한 보라색 소금맥주 '솔트 061'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19일 솔트 061을 찾아 서울 용산에 위치한 핸드앤몰트 브루랩을 찾았다. 이번 신제품은 핸드앤몰트가 지난 3월부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수제맥주를 선보이는 ‘로컬을 담다’ 캠페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제품이다.
핸드앤몰트는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용산 핸드앤몰트 브루랩을 신안 퍼플섬의 특색을 반영한 공간으로 꾸몄다. 퍼플섬은 신안군 안좌도의 부속 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를 일컫는다. 꽃과 다리, 지붕 등 전체가 보라색으로 장식된 이 섬은 전남 대표 관광지로 꼽힌다.
용산 핸드앤몰트 브루랩은 외관부터 보라빛 전등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영문으로 적힌 '#SALT 061' 글자가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내부는 솔트 061 홍보 포스터와 한정판 솔트061 캔맥주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 솔트 061과 ‘솔티드 무화과 치즈 케이크’를 주문했다. 솔티드 무화과 치즈 케이크는 솔트 061과 곁들이기 좋은 페어링 푸드로 신안 특산물인 청무화과에 설탕 코팅을 입힌 브륄레와 신안 소금을 뿌린 치즈케이크다.
솔트 061의 첫 인상은 '예쁘다'였다. 일반 수제맥주에서는 보기 힘든 보라색 맥주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무엇보다도 맥주잔 테두리를 따라 올려진 보라색 소금이 다른 맥주와 다른 특별한 느낌을 냈다.
솔트 061을 한모금 마시니 가장 먼저 소금의 강렬한 맛이 느껴졌다. 강한 짠맛이 제일 먼저 느껴지고 그 뒤에 약간의 단맛이 따라왔다. 맥주에서는 상큼하면서도 시큼한 산미가 느껴졌다. 맥주를 삼키니 약간의 쓴맛이 입에 남았다.
맥주 한입에 짠맛·단맛·신맛·쓴맛이 차례로 지나갔다. 일반적인 맥주와는 확실히 다른 맛이었다. 핸드앤몰트에 따르면 솔트 061은 독일식 ‘고제(Gose)’ 스타일의 사워에일 맥주다. 고제는 독일 고슐라어 지방의 전통 맥주로 산미와 짠맛이 특징이다. 쓴맛은 덜한 편으로, IBU(맥주의 쓴맛을 매기는 단위) 10으로 낮은 편이다.
페어링 푸드인 솔티드 무화과 치즈 케이크와 솔트 061의 조합은 ‘단짠’의 끝판왕이었다. 짭짤한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달짝지근한 치즈 케이크를 먹으니 단짠의 매력이 극대화됐다. 치즈케이크에 함께 나온 무화과와 함께 솔트 061을 먹는 것도 조화로웠다.
짠맛을 좋아하는 기자의 입맛에 솔트 061은 아주 잘 맞았다. 다만 맥주 맛이 독특한 만큼 에일 맥주나 짠맛, 신맛이 나는 맥주를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는 입에 맞지 않을 듯 했다.
이날 현장에서 솔트 061은 완판됐다. 기자가 솔트 061을 재주문하려고 하는 순간 주문 태블릿에 품절이 표시됐다. 출시 2주 만에 조기 완판된 것이다. 핸드앤몰트 예상보다도 빠른 속도다. 앞서 ‘진저 063’ ‘허니 054’ ‘만다린 064’ 등 로컬을 담다 캠페인 맥주는 출시 3주 만에 완판된 바 있다.
핸드앤몰트 관계자에 따르면 핸드앤몰트는 첫 제품인 진저 063의 높은 인기에 이후 캠페인 맥주 출시량을 2배 늘린 바 있다. 캠페인 마지막 맥주인 솔트 061은 허니 054, 만다린 064과 비슷한 양을 준비했지만 더 빠르게 제품이 동났다.
이같은 인기에 핸드앤몰트는 캠페인과 별개로 솔트 061과 유사한 특징을 지닌 맥주 신제품을 다음달 출시할 계획이다. 신제품은 솔트 061과 비슷한 보라색 맥주로 소금이 들어갔다는 콘셉트도 이어갈 예정이다.
솔트 061의 한줄평은 '한번 더 맛보고 싶은 맥주'다. 새콤하고 짭짤한 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남았다. 눈 앞에서 제품이 품절되는 모습을 목격하니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완판된 솔트 061은 이제는 맛볼 수 없다. 다만 다음달 핸드앤몰트의 보라색 맥주가 출시된다고 하니 아쉬움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월이 얼마남지 않았다. 다음달에는 평소와 다른 보라색 맥주를 마셔보는 것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