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앱지스, 100억 유상증자·500억 전환사채 발행
티움바이오, 185억원 규모 전환사채 발행
"영업 수익 없어 외부서 자금 조달, 매출 성장 모색해야"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이수앱지스와 티움바이오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또다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양사는 2021년에도 수백억원대 CB를 발행한 바 있다. 현금 여력 악화로 돈이 떨어질 때마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에 대해 매출 성장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이수앱지스와 티움바이오는 유상증자 및 CB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을 밝혔다. 이수앱지스는 모회사 이수화학의 1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주주 대상 500억원 규모 공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티움바이오는 파이프라인 개발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8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이수앱지스와 티움바이오는 지난 2021년 각각 800억원, 250억원 규모로 CB 발행을 한 바 있다.
이수앱지스의 이번 자금 조달은 지난 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읽힌다. 조기상환 청구권 행사에 대비해 채무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2021년 발행한 800억 규모의 사모 CB는 올해 말부터 조기상환 청구가 개시된다. 이수앱지스는 측은 “기존에 보유하던 현금은 연구개발비와 운영비로 사용하고 채무상환자금 조달 목적으로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수앱지스는 총 3개의 희귀의약품 상업화에 성공했다. 2006년 심근경색 치료제 ‘클로티냅’, 2012년 고셔병 치료제 ‘애브서틴’, 2014년엔 파브리병 치료제 ‘파바갈’을 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아 판매 중이다. 이수앱지스는 기출시 의약품들의 국내 점유율 상승과 해외 진출 확대로 최근 3년간 매출액은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256억원, 2021년 280억원, 2022년 412억원의 매출을 냈다.
그러나 매출 규모 신장에도 불구하고, 2009년 상장 이후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매출원가 및 신규 파이프라인에 대한 경상개발비 등 영업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며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수앱지스는 올해 반기 영업손실 25억원, 당기순손실은 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영업손실 160억원, 당기순손실 7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수앱지스는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다만 희귀의약품은 제한적인 시장 규모로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 또 해외 진출과 파이프라인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지 못할 경우, 대규모 연구개발비 발생이라는 취약점이 있다.
이수앱지스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는 항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등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다. 알츠파이머병 치료제 ‘ISU203’는 현재 비임상 마무리 단계로 임상 1상 진입 전 기술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2020년 미국에서 임상 2상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에 들어간 항암 신약 ‘ISU104’(성분명 바레세타맙)는 대장암 및 유방암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핵심 파이프라인은 ISU203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라며 “단기적인 매출 증진 방안으로 ISU203 비임상을 끝내자마자 기술이전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수앱지스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약 191억원을 사용한 가운데 ISU203 연구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움바이오는 지난 8월 2021년 8월 25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제1회차 CB 가운데 116억원을 조기상환했다.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주가가 떨어지면서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2만1000원이었으나, 리픽싱(전화가액 조정) 한도인 1만7850원까지 하락했다. 주가와 전환가액 괴리가 크자 CB 투자자는 잠재적인 손실을 우려해 원금 회수를 결정한 것이다.
올해 반기 기준 티움바이오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약 218억원을 보유 중이었다. 현금화가 가능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136억원, 기타 유동자산 3억원 등을 합하면 유동성은 약 350억원대였다. 다만 이번 CB 조기상환으로 올 3분기부터는 현금 여력이 빠듯해진 상황이다.
티움바이오는 지난해 기존 파이프라인 연구개발비로만 약 226억원, 2021년엔 261억원을 지출했다. 매년 200억원 이상 연구개발비용이 드는 만큼, 추가 자금 조달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결국 티움바이오는 185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하고는 파이프라인 개발 및 운영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티움바이오는 상장 이후 4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순손실 규모는 70억원대에서 300억원대로 뛰었고,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230억원에 이른다. 티움바이오 측은 “몇 차례 기술이전 성과를 낸 노하우가 있는 만큼, 새로운 기술이전으로 성장모멘텀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티움바이오는 기술이전으로만 사업적 성과를 내고 있다.
티움바이오는 경구용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TU2218’ 임상 1a상 결과를 토대로 기술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자궁내막증과 자궁근종 치료제인 ‘TU2670’은 유럽에서 자궁내막증 환자 대상 임상 2a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티움바이오는 TU2670에 대해 2019년 대원제약, 지난해 중국 한소제약에 각각 국내 판권과 중국 판권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티움바이오가 TU2670 추가 기술이전을 기대하는 지역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 시장이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TU2670의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 판권이 남아있는 만큼, 추가 기술수출을 통해 매출을 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 기업들의 자체 영업 활동에 의한 수익 창출과 수익성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무리하게 외부 자금을 조달하곤, 영업 성과를 내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놓인 바이오 기업이 늘어나면서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업계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뚜렷한 성과가 없는 기업들은 자금난이 악화되는 추세”라며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은 주가 하락에 의한 CB 풋옵션 행사에 대응할 현금이 없어, 또다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상환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위태로운 경영을 벗어나 자체 영업 수익을 늘려 재무 불확실성을 해소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