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월 내수 점유율 8.9% 그쳐···첫 한 자릿수 기록
북미·유럽 등 해외 집중···GM 수출 작년보다 약 2배·KG모빌리티는 1.5배 증가
르노코리아, XM3 신차 효과 약화로 감소···내년 오로라프로젝트 터닝포인트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인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자동차가 내수 부진으로 수출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시장 장악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입차도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중견 3사가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중견 3사는 국내에서 벗어나 북미, 유럽, 중동 등을 중심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견 3사 내수 점유율은 8.9%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KG모빌리티가 4.7%(5만984대), GM한국사업장이 2.7%(2만9056대), 르노코리아는 1.6%(1만7128대)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으로도 내수 점유율 두 자릿수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중견 3사 점유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 될 전망이다.
중견 3사 내수 점유율은 지난 2017년만 해도 22%대를 기록했으나, 매년 감소하며 지난해엔 11.4%로 반토막이 났다. 3사 성적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수입차에게도 밀리는 형국이다.
지난 9월 기준 KG모빌리티 내수 판매는 4069대, GM은 2632대, 르노코리아는 1651대 수준에 그쳤다. 이는 월 6000대 이상을 판매하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는 물론 테슬라(4501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3사는 해외 시장 판매에 집중한다. GM의 경우 올해 국내에선 부진하지만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북미 수출이 성공하면서 수출 물량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올해 1~9월 GM 수출은 29만4263대로 전년대비 81.4% 증가했으며 내수판매와 비교해선 10배 많은 수준이다. 지난 9월 해외 판매는 전년대비 66.2% 증가한 총 3만3912대를 기록하며 18개월 연속 전년대비 성장세를 이어갔다. 또한 3분기 누적 수출만으로도 이미 작년 연간 수출량을 뛰어넘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올해 1~9월 15만9202대를 수출하며 전년대비 59.6% 늘었고, 올해 초 출시한 트랙스도 13만5013대를 판매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KG모빌리티의 경우 지난해 KG그룹에 인수된 이후부터 수출 판매를 늘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1~9월 KG모빌리티 수출은 4만5415대로 전년대비 43.8% 증가했다.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내수보다는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2026년까지 내수 12만대, 수출 10만대, 반조립제품(CKD) 10만대 등 총 32만대의 연간 판매 실적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CKD가 수출 판매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해외 시장 비중을 7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KG모빌리티는 해외 직영 판매 법인을 확대하는 한편 토레스 EVX 유럽 출시 등을 통해 수출 판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내수 뿐 아니라 수출에서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9월 르노코리아 수출은 7만73대로 전년대비 16.5% 줄었다. 지난해 6월 르노코리아는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유럽에서 선보이면서 성장세를 기록했으나, 출시 이후 1년이 지나 신차 효과가 떨어지며 판매가 감소했다.
당장 마땅한 신차 계획도 없어 르노코리아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오로라 프로젝트’를 통해 하이브리드 SUV를 비롯해 전기차 등 다양한 신차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라, 내년부터 반등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