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티스,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백신 ‘QTP101’ 다국가 2b·3상 진행
2025년 상업화 준비···"중국 포함 아시아 5개국 최우선 진출 타진"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큐라티스가 독자 기술로 개발 중인 결핵 백신 상업화를 대비해, 해외 진출 발판을 넓히는 모양새다. 해외 현지 기업·기관들과 협력을 확대하곤, 내후년 글로벌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큐라티스는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백신 ‘QTP101’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지난해 7월부터 다국가 2b·3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는 결핵 환자가 많은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결핵 백신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1년 약 1060만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 이중 사망자는 160만명에 달한다. WHO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결핵백신에 대한 투자가치를 3720억달러(약 500조원)로 추산했다. 한국 역시 BCG 접종률이 98.5%로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6년째 결핵 발생률 1위와 사망률 3위를 기록했다.

현존하는 결핵 백신은 영아기 때 접종하는 BCG백신을 제외하고는 성인과 청소년 대상의 예방 백신이 없다. BCG 효능 기간은 약 10년으로, 그 이후엔 예방 효과가 사라진다. 부스팅용 백신 개발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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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라티스의 결핵백신 개발 현황과 글로벌 상업화 준비. / 표=정승아 디자이너

큐라티스가 개발하고 있는 결핵백신 ‘QTP101’은 BCG 접종 10년 후 면역력이 감소한 청소년 및 성인을 위한 백신이다. 동남아시아 지역 다국가 2b·3상을 수행한 후 2025년 품목 허가를 목표 중이다. 백신 접종 대상자는 성인 및 청소년으로 BCG 백신 접종 이후 부스터샷으로 사용된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QTP101 청소년과 성인 대상의 임상은 다국가 2b·3상, 중년 및 노년층 대상의 임상은 1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큐라티스에 따르면 QTP101은 기존 BCG 백신처럼 결핵 예방 효과가 약 10년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성인용 결핵백신을 개발 중인 곳은 큐라티스를 포함해 영국과 덴마크 소재 기업 등 총 3곳 정도로 알려진다.

큐라티스는 QTP101를 내세워 국내 제약사와 공동 프로모션 체계를 구축해 인도네시아와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총 44개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최우선 진출 국가로는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을 타깃하고 있다. 이중 인도네시아와 중국은 전 세계 3대 결핵 발병국에 속한다.

큐라티스의 QTP101 글로벌 상업화 준비 시작점은 중국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오리온과 중국 루캉제약 합자법인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기술개발유한공사(이하 산둥루캉하오리요우)와 결핵백신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총 투자규모는 약 2000억원으로 추후 합자법인을 설립해 백신 공장 건립 및 현지 임상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산둥성 지닝시에 백신 개발 및 양산을 위한 약 1만 평 규모의 바이오 플랜트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연내 완공이 목표다.

지난달엔 필리핀 결핵 백신 시장 진출을 위해 린프라코프 등을 대상으로 160억원 규모의 증자를 진행했다. 린프라는 필리핀의 주요 통신정보(ICT) 인프라 기술 기업이다. 최근 바이오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린프라 측은 큐라티스에 투자를 단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필리핀 결핵백신 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필리핀 결핵백신 시장 규모는 4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이라크 이맘후세인홀리시라인재단 산하 보건의료교육청 및 한국이라크우호재단과 백신 플랫폼 기술 협력 관련 합의서(텀시트)를 체결했다. 백신 플랫폼 기술 라이선스, 이라크 현지 백신 공장 설립 등을 골자로 한다. 향후 이라크 현지 백신 공장 건설이 시작되면 사업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사측 설명이다.

큐라티스 측은 “QTP101에 대한 글로벌 임상 후 국가별 공공시장, 민간시장 및 유니세프 등의 국제기구를 통한 공공 조달시장도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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