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가 급락하자 잇따라 목표주가 하향···발표 직후 반등해 ‘머쓱’
지난 7월 주가 고점시 목표주가 줄상향했지만 하락 추세로 전환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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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에 대해 잇따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자마자 주가가 반등하면서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급등할 당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발표 시점을 고점으로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증권사에서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를 하향하자마자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반등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 주가에 대해 ‘분석’이 아닌 ‘중계’를 하며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는 시가?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 변경을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오고 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지난달 53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이달 들어 4일과 10일 각각 4%대 급락했다. 10일에는 49만3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50만원선이 무너졌다.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50만원이 무너지자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11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리포트들을 쏟아냈다. NH투자증권은 75만원에서 66만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했고 신한투자증권은 71만원에서 70만원으로 낮췄다. 하이투자증권도 74만원에서 68만원으로 하향했다. 12일 SK증권도 70만원에서 65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11일 포스코홀딩스 리포트를 발표했으나 이전 목표주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유안타증권만 11일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를 기존 50만원에서 66만원으로 상향했다.

많은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를 하향했지만 오히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연속 상승했다. 11일에는 2.84%, 12일에는 2.17% 상승하며 12일 51만8000원으로 장을 끝냈다. 결과적으로 다수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을 시점으로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소폭 반등한 셈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당시 지금과 반대의 현상이 발생했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7월 20일까지 50만원을 밑돌았으나 지난 21일 10.75%, 24일 16.52% 급등하면서 단숨에 64만2000원으로 뛰어올랐다. 25일에는 종가기준 65만8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순위도 단숨에 4위까지 상승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는 7월 24일과 25일 이틀에 걸쳐 포스코홀딩스의 목표주가를 상향한 리포트를 쏟아냈다. 발표 전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는 대부분 40만원대 후반에서 50만원대 초반이었다.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기존에 제시했던 목표주가를 훌쩍 뛰어넘자 일제히 새로운 목표주가를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7월 25일을 고점으로 하락세가 시작됐다. 공교롭게도 목표주가 상향이 주가 하락세 전환의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지난 8월과 9월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5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이후 9월 중순 다시 반짝 급등하면서 60만원을 넘었는데 이 시기에 그동안 목표주가를 상향하지 않았던 KB증권과 대신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60만원 이상으로 상향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가 다시 시작됐다.

일각에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대신 주가 흐름에 따른 중계성 리포트를 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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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튬가격 하락·철강업 부진 vs 물량 성장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포스코홀딩스 목표주가 설정은 일관적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기업 전망에 대해서는 비슷한 내용을 내놓고 있다.

일단 올해 3분기 포스코홀딩스 실적 전망은 부정적이다. 중국발 물량 공세에 철강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는 연결기준 3분기에 매출 20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1300억원을 내며 시장예상치를 소폭 하회할 전망”이라며 “철광석과 원료탄 등 주요 원재료들의 가격 하락으로 원가가 톤당 3만원 하락이 예상되지만 판매단가(ASP)가 톤당 4만원 하락했다”고 말했다.

2차전지 관련해 리튬의 가격이 하락한 것도 최근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현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말 톤당 8만 달러를 상회했던 탄산리튬 가격은 9월 하순 2만 달러 중반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부문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대두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재 투자는 가격을 기반으로 하기에 낮아진 리튬 가격을 기반으로 향후 리튬 생산에 대한 투자가 현재 예상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향후 공급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공급 과잉에 대한 전망이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규익 SK증권 연구원은 “저렴한 리튬 광석에서 탄산 리튬을 추출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격 마지노선이 2만 달러 톤이고 현재 이와 근접한 수준까지 탄산리튬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리튬 가격 하락 속도는 느려질 것”이라며 “리튬 사업의 본격적인 실적 기여는 2024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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